[더구루=오소영 기자] 폴란드 국방부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FA-50 경공격기 항공정비(MRO) 센터 설립을 논의 중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무기 도입에 이어 항공기 정비와 조종사 교육 등으로 방산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내비쳤다.
8일 폴란드 국방부에 따르면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7일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열린 폴란드 수출형 FA-50 1호기 출고식에서 "폴란드와 한국의 협력은 항공기 구매뿐만 아니라 교육, 물류, 시뮬레이션을 포괄한다"며 "KAI와 폴란드 PGZ의 협력을 토대로 폴란드에 서비스 센터 건립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덕분에 자체 훈련기를 기반으로 조종사를 교육하고 FA-50을 폴란드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출고식은 항공기의 실체를 형상화해 일반인에 처음 공개하는 자리다. 브와슈차크 장관은 양국 모두에 의미있는 행사에서 경공격기 도입을 시작으로 본격화될 한-폴란드 방산 파트너십의 청사진을 그렸다. 여기에는 MRO센터와 국제비행훈련학교가 포함된다. KAI는 작년 7월 폴란드와 FA-50 48대를 수출하는 기본계약을 체결하며 두 시설 신설을 약속했었다.
특히 MRO센터는 유럽 내 노후화된 경전투기 수리를 지원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유럽 상당수 국가는 옛 소련제 미그-29 전투기나 이탈리아 M-346 공격기를 보유하고 있다. 경전투기 보유 대수는 200여 대에 달하지만 부품 수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가동률이 50% 미만이다. KAI는 MRO센터를 통해 경전투기 활용을 높이는 동시에 폴란드와 방산 파트너십을 돈독히 한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방력을 강화하고자 한국 업체들에 적극적으로 구애하고 있다.
폴란드는 FA-50 외에 7월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48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3개월 후 한국형 다연장 로켓(MLRS) 'K239 천무' 288기를 구매했다. 작년 말 초도 물량인 K2 전차 10대와 K9 자주포 24문을 받았다. 올해 K239 천무 18기가 인도될 예정이다.
브와슈차크 국방장관은 이번 방한 기간에도 한국 무기에 높은 관심을 표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경기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열린 연합·합동화력격멸훈련을 참관하고 K2 흑표 전차, K9 자주포, K239 천무 등 'K-방산' 대표 무기들의 성능을 직관했다.
이날 첫 회의가 열린 한-폴란드 국방·방산협력 공동위원회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브와슈차크 장관은 "6개 팀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임명했다"며 "한·미 협력 모델을 미국-폴란드, 한국-폴란드 (방산) 파트너십에 차용하고 싶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