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러시아 공급망 분리로 '디리스킹'…판매망 '유지'

텔레그램 채널 '노 리미츠' 현지 대리점 고위 딜러 의견 종합
"연말 철수설과 간판 변경 소식 사실 아닌 것으로 밝혀져"

 

[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러시아 현지 사정에 맞춘 '디리스킹(위험 경감)'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연말 완전 철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현지 공장 매각을 토대로 공급망을 분리하면서도 지속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판매망을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5일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 '노 리미츠'(No Limits)와 현지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러시아 철수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는 현대차 현지 대리점 고위 딜러들의 의견을 종합한 데 따른 결과이다. 현지 공장 매각 추진과는 별개로 현지 판매와 보증 및 수리 등 AS 서비스 제공은 계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대차 현지 대리점 관련 항간에 떠도는 소문도 사실이 아니라고 노 리미츠는 전했다.

 

앞서 러시아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연말 러시아 시장을 철수한다는 내용과 함께 현대차 딜러들이 남은 재고를 털어낸 이후 중국 자동차 판매를 위해 간판을 변경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었다.

 

현지 자동차 매체 '비하인드 더 휠'(Behind the Wheel) 편집장 역시 노 리미츠와 동일한 의견을 내놨다. 막심 카다코프(Maxim Kadakov) 편집장은 "현대차 현지 공장 매각은 실제로 추진되고 있지만 거래는 아직 성사되지 않았으며 언제 이루어질지도 불분명하다"며 "또한 공장 매각이 사업의 완전한 폐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카다코프는 현대차의 러시아 사업 방식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전체 사업이 하나의 법인에 속해 있던 폭스바겐과 르노와 달리 현대차와 기아, 공장을 나눠 각자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공장 매각이 다른 사업장의 철수를 의미하지 않는 대표적인 이유라는 설명이다.

 

그는 "현지 수요가 존재하는 한 여러 채널을 통해 현대차 공급은 지속해서 이뤄질 것"이라며 "현대차 철수 여부는 시장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종합하면 현대차는 디리스킹 전략을 이어간다는 결론이다. 현지 공급망을 분리하고 판매망을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현지 공장 매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인수 기업을 러시아 기업으로 확정한 상태로 매각 조건인 '바이백 옵션'을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르면 이달 중 공식 발표가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양측은 바이백 옵션 기간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어 최종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바이백은 매각 후 되살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러시아는 2년 조건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현대차는 최소 5년 이상을 요구하고 있어 양측은 이를 놓고 최종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 2023년 9월 26일 참고 현대차, 러시아공장 ‘AGR’에 매각 유력…'바이백 옵션' 놓고 신경전>

 

한편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연산 23만대 규모로 투싼과 펠리세이드 등을 생산해 러시아에 공급하는 현대차의 핵심 해외 생산 거점 중 하나다. 지난해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가동이 중단됐다. 아빌론뿐 아니라 현지 자동차 위탁 생산업체 아브토토르(Avtotor)와 중국 체리차도 인수 의사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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