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E&S 참여' 바로사 가스전 '또' 암초 만나…공사 재개 불투명

티워섬 원주민, 파이프라인 설치 문화유산에 영향 우려
호주 정부에 문화유산 보호 선언 요청

 

[더구루=오소영 기자] SK E&S가 참여하는 바로사 가스전 사업이 원주민들의 반발로 또 위기를 맞았다. 티위섬 원주민들이 문화유산 피해를 우려하며 현지 정부에 파이프라인 공사 재개를 막는 조치를 요청해서다.

 

24일(현지시간) 호주 환경보호사무소(EDO)와 디 에이지(the Age)'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티위섬 원주민 원로 6명은 타냐 플리버섹(Tanya Plibersek) 호주 환경·수자원부 장관에 파이프라인 공사 재개를 반대하는 긴급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파이프라인이 고대 묘지와 원주민 예술품 매장지 등을 지나도록 설계됐다고 주장했다. 파이프라인 공사가 다시 시작되면 중요한 문화유산이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주민과 토레스 해협 주민 유산 보호법(Aboriginal and Torres Strait Islander Heritage Protection Act 1984)에 따라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특별 선언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티위섬 지킬라루우(Jikilaruwu) 지역에 거주하는 원주민 원로 몰리 문카라는 "산토스가 말한 곳에 파이프라인을 설치하면 신성한 장소와 고대 묘지가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이는 우리의 영성에 영향을 미치고 건강과 가정, 삶을 파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주민들이 문화유산 이슈를 다시 제기하며 파이프라인 공사의 향방도 불투명해졌다. 산토스는 올해 초 호주 해안석유환경청(NOPSEMA)으로부터 수중 문화유산의 존재 여부를 파악하라는 지시를 받았었다. <본보 2023년 1월 25일 참고 호주 바로사 가스전 파이프라인 공사 연기 우려...상업 생산은 지장 없을 듯>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공사는 중단됐다.

 

산토스는 최근 조사를 마쳐 해저 문화유산이 매장돼 있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4일 규제 당국에 공사를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 통보했다. 이르면 25일부터 재개할 계획이었지만 원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산토스는 현지 정부의 대응을 예의주시하고 문화유산 조사 결과를 근거로 적극적으로 소명한다는 입장이다. 파이프라인 공사에 차질이 없도록 해 예정대로 상업생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산토스는 2025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SK E&S, 일본 제라(JERA)와 함께 바로사 가스전을 개발하고 있다. 지분은 산토스가 50%로 가장 많다. SK E&S와 제라는 각각 37.5%, 12.5%를 보유한다. 세 회사는 가스전에서 뽑아낸 천연가스를 다윈에 있는 LNG 액화 플랜트로 보내 LNG를 생산한다. 2025년부터 약 20년간 매년 285만t을 생산할 것으로 추정된다.

 

논란이 된 파이프라인은 천연가스 운송을 위해 필요한 핵심 시설이다. 약 262㎞ 길이로 2020년 3월 인·허가를 받아 공사가 진행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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