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을 중심으로 국내외 기업이 대거 참여하는 인도네시아 양극재 공장 건설 프로젝트가 내달 첫 삽을 뜬다. 소재부터 배터리까지 현지 통합 밸류체인 구축이 가시화되며 인도네시아가 전기차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목표 달성에 한발 더 다가섰다.
바흐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투자부(BKPM) 장관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자카르타에서 열린 'BNI 인베스터 데일리 서밋(BNI Investor Daily Summit) 2023' 직후 "인도네시아 국영 배터리 코퍼레이션(IBC)과 LG 컨소시엄의 양극재 공장이 건설이 오는 11월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라하달리아 장관은 "IBC와 LG 컨소시엄 간 지분 소유권 협상이 마무리됐다"며 "양극재 공장 건설 프로젝트에는 다수의 인도네시아 국영기업(BUMN)이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극재 합작 공장은 중부 자바에 위치한 바탕 통합 산업 단지(KIT) 내 275헥타르 규모 부지에 들어선다. KIT 전체 면적의 30%에 달하는 규모다. △니켈 정제시설 △양극재 처리시설 △배터리셀 생산시설 등을 건설한다. 연간 200GWh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목표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 포스코홀딩스, LX인터내셔널, 중국 화유코발트 등과 컨소시엄을 꾸리고 인도네시아 시장에 뛰어들었다. 작년 4월 안탐, 인니 배터리 투자회사 IBC와 전기차 배터리 가치사슬 구축 관련 구속력 없는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투자 규모는 98억 달러 수준이다. 참여 업체 선정과 지분 소유권 등을 두고 진통을 겪었으나 협상 끝에 1년 6개월 만에 착공 시기를 확정했다.
라하달리아 장관은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의 카라왕 배터리셀 합작공장 건설 현황과 지분 인수 계획에 대해서도 공유했다. 합작공장은 내년 1단계 양산과 동시에 2단계 증설 투자를 본격화한다. IBC는 2단계 투자가 마무리되면 합작공장 지분 최대 20%를 확보한다.
그는 "카라왕 공장은 내년 2월 1단계 10GWh 첫 생산을 시작하고, 이에 앞서 1월에 2단계 20GWh 생산능력 확보를 위한 투자 논의 관련 획기적인 진전이 있을 것"이라며 "IBC는 1단계에서 지분 5%를, 2단계에서 25%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21년 8월 합작법인 'HLI그린파워'를 설립하고 합작 공장 설립 프로젝트에 본격 착수했다. HLI그린파워는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 등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자카르타 인근 카라왕산업단지에 배터리셀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설립한 합작사다.
법인 설립 한달 뒤 33만㎡ 규모 부지에 공장을 착공했다. 1단계 11억 달러를 투자해 연간 10GWh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전기차 15만 대에 탑재 가능한 용량이다. 전기차 시장 성장성을 감안해 연간 생산능력을 향후 30GWh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한다.
합작 공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배터리가 생산된다. 내년부터 생산되는 현대차와 기아의 E-GMP 기반 전기차를 비롯해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