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국적선사 HMM(옛 현대상선)이 올 들어 두번째로 중국 조선소에 자동차 운반선(PCTC)을 발주했다. 컨테이너 해운업의 수익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PCTC 대선(선박 임대) 사업을 한다.
올해 HMM은 과거 현대상선 시절인 2002년에 자동차 운송사업을 매각하고 21년 만에 PCTC를 발주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HMM은 지난달 중국 국영 조선소 중국국영조선공사(CSSC)와 1만800CEU(자동차 운송 단위)급 LNG 이중연료 PCTC 4척을 발주했다. 거래 규모는 7억 3200만 달러(약 9633억원)이다. 신조선은 광저우조선소에서 건조돼 오는 2026년 하반기에 인도된다.
PCTC는 현대글로비스가 용선한다. HMM은 현대글로비스와 16년 대선 계약을 맺었다. 용선 기간은 2026년 9월 1일 시작해 2042년 12월 31일에 종료된다. 용선 시작일은 1호선 선박의 대선 예정시기이며, 종료일은 4호선 선박의 반환 예정시기이다. 대선 계약은 최대 5년 연장될 수 있다. HMM은 현대글로비스의 PCTC 대선으로 1조2800억원의 매출을 낸다.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 운송 사업 역량을 확장하기 위해 글로벌 자산관리회사 아틀라스(Atlas)의 자회사 시스팬(Seaspan)에서도 최대 10척의 PCTC를 임대한다. <본보 2023년 12월 3일 참고 [단독] 현대글로비스, '세계 최대 컨선 임대' 시스팬과 손잡고 車 운송 사업 강화>
HMM은 컨테이너선 사업 의존도가 큰 상황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고 있다. 앞서 HMM은 지난 3월에도 중국 광저우조선에 8600CEU급 자동차운반선 3척을 주문했다. 이번 4척을 포함해 총 7척의 PCTC를 발주했다.
HMM은 PCTC외 벌크선과 유조선 사업까지 강화해 경쟁력을 향상시킨다. HMM은 현재 컨테이너선 38대와 벌크선 23대를 보유하고 있다.
HMM은 지난 8월 독일 올덴도르프 캐리어스가 보유하던 대형 벌크선 뉴캐슬맥스를 약 4650만달러(약 600억원)에 인수했다. 벌크선은 철강·석탄·곡물 등 원자재를 실어 나르는 선박이다.
같은달 홍콩의 오리엔탈쉬핑앤인베스트먼트로부터 선령이 6년 된 30만톤(t)급 HD현대중공업 건조 유조선 '브이 트러스트(V Trust)도 구매했다. 매입가는 9000만 달러(약 1200억원) 이하이다. 유조선 사업부는 컨테이너선 사업부에 비해 규모가 적지만 꾸준히 흑자를 기록해왔다. HMM은 현재 30만t급 VLCC 9척에 15만t급 수에즈막스 1척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단기 용선 계약으로 선박을 운용 중이다. <본보 2023년 8월 3일 참고 HMM, 중고 대형 벌크선 이어 초대형 유조선 구입…'몸값' 올린다>
한편, HMM의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조만간 우선협상대상자가 나올 전망이다. 하림그룹과 동원그룹이 경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