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QM, 파나마 구리광산 내년 6월까지 폐쇄…광해광업공단, 투자금 절반 날릴 판

코브레파나마 광산개발법 두고 시위 격화
파나마 대통령, 광산 폐쇄 명령 …파나마 대법원도 광산 운영허가 법률 위헌 결정
한국광해광업공단, 투자금 절반만 회수

 

 

[더구루=길소연 기자] 캐나다 광물회사 '퍼스트 퀸텀 미네랄즈'(FQM)가 한국광해광업공단이 투자한 코브레파나마 구리광산을 내년 6월까지 폐쇄한다. 광산개발법을 두고 시위가 격화되고 라우렌티노 코르티소(Laurenino Cortizo) 파나마 대통령의 광산 폐쇄 명령과  파나마 대법원의 광산 운영 허가 법률 위헌 판결이 나오면서 광산 폐쇄를 결정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FQM은 19일(현지시간) 파나마 당국으로부터 내년 6월까지 100억 달러(약 13조원) 규모의 코브레파나마 광산을 폐쇄 명령을 받아 광산 운영을 중단한다. FQM은 정부와 후속 조치를 통해 폐쇄 실행에 대한 세부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FQM은 코브레파나마 광산을 폐쇄하고, 광산 개발에 대해 파나마 현지 관계자들과 소통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예정이다. 내년 1월 중순께에는 폐쇄된 광산을 제외한 광산 운영 계획도 발표할 계획이다.

 

트리스탄 파스칼(Tristan Pascall) FQM 최고경영자(CEO)는 "장기적으로 파나마에서 광산 솔루션의 일부가 되고 싶다"며 "(광산 폐쇄로) 즉각 해결해야 할 환경 문제를 책임감 있게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파나마 통상산업부는 지난 8일 코브레파나마 광산에 대해 채굴과 가공·정제·운송· 수출·판매 활동을 중단하라고 통보했다. 파나마 대법원의 광업권 계약법령 위헌 결정과 대통령의 폐쇄 결정에 이어 주무 부처까지 운영 중단을 명령했다. 

 

현재 파나마에는 FQM에 최장 40년간 광산 개발을 허용하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되면서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파나마 정부가 국회에 상정한 코브레파나마에 대한 탐사·채굴 및 광물 정제·판매·홍보 권한을 갱신하는 계약 승인법이 통과되면서 시위의 대상이 됐다. 법안에는 이미 도노소 구리 광산에서 조업 중이던 FQM의 자회사인 미네라 파나마(Minera Panama, MPSA)에 광산 개발 등의 권한을 20년간 부여하고 옵션으로 20년 연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코브레파나마 광산은 올해 초도 현지 정부와 광산 운영 주체인 FQM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조업 중단과 인력 감축이 이어졌다. <본보 2023년 2월 27일 참고 '광해광업공단 투자' 파나마 구리광산 조업 중단> 

 

양측의 대립은 지난 2019년 정권을 잡은 파나마 현 정부가 2021년 FQM에 광산에 대한 재계약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당국은 FQM에 기존 광산 매출액의 2% 수준이던 로열티를 12~16%로 올리고 연간 하한선을 3억7500만 달러로 설정하겠다고 통보했다.

 

FQM은 파나마 정부와 2년 간의 협상 끝에 로열티 인상안을 합의했고, 파나마 의회는 FQM의 코브레 파나마 광산 채굴사업권을 20년 간 연장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계약 연장 옵션이 담긴 계약 승인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국민들이 반발에 나선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1997년 이뤄진 채굴 인허가 계약에 대해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해왔다. 

 

이번 광산 폐쇄는 파나마의 가장 큰 수입원 중 하나를 박탈하고 전 세계 구리 공급 차질까지 우려를 초래한다. 탈탄소화 핵심 원료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상승할 전망이다. 실제로 파나마에서 시위가 발생한 이후 구리 가격은 6% 상승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구리 가격은 8월 4일 이후 최고치인 8665달러(약 1125만원)에 도달했다. 

 

코브레 파나마 광산의 가용 매장량은 30억톤(t)에 달하는 파나마 최대이자 세계 10위권 구리 광산이다. 파나마 국가 국내총생산(GDP)의 5%를 차지한다. 구리 외에 금, 은, 몰리브덴 등 다양한 광물을 채취한다. 광산운영사 지분은 FQM 90%, 한국광해광업공단 10%로 구성돼 있다. 

 

파나마 광산 폐쇄 조치는 한국광해광업공단에도 불똥이 튈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 시절 자원외교 정책으로 투자해 최근 수익을 내는 단계에 이르렀지만 투자금 절반을 날릴 위기에 처한 것이다. 광해광업공단은 코브레파나마의 상업 생산을 시작하면서 총 투자액 7억7020만 달러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3억3160만달러를 회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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