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기아가 러시아로부터 브랜드 전용 플래그십 전기차 모델 'EV9'에 대한 형식 승인을 획득했다. 향후 시장 재진입 기반을 다지기 위한 선제조치라는 의견과 더불어 솔라리스 브랜드를 달고 현지 출시될 것이라는 주장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러시아 연방산업재산권연구소(Federal Institute of Industrial Property·FIPS)에 따르면 기아 러시아권역본부는 최근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EV9에 대한 형식 승인을 취득했다. 해당 형식 승인은 러시아 시장 철수 이후에 제출됐던 건이다.
EV9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기반한 플래그십 전용 전기차 모델이다. 웅장함이 돋보이는 외관과 새로운 차량 경험을 제공하는 실내 공간을 갖췄다. 99.8k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고 3D 언더커버, 공력 휠, 프론트 범퍼 에어커튼을 적용해 기아 전기차 라인업 중 가장 긴 501km의 1회 충전 주행거리(19인치 휠 2WD 모델 산업부 인증 기준)를 달성했다. GT-line의 경우 최고출력 283kW(384마력), 최대토크 700Nm를 기반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5.3초만에 도달할 수 있다.
형식 승인 취득이 반드시 현지 판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향후 러시아 시장 재진입 기반을 다지기 위한 선제조치로 풀이된다. 기아에 앞서 현대차 역시 지난해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플래그십 세단 모델 'G90'과 신형 팰리세이드에 대한 형식 승인을 취득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솔라리스 브랜드를 달고 현지 시장에 출시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반조립(SKD) 생산 방식을 통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생산될 수 있다는 것.
솔라리스는 현대자동차 소형 세단 모델 액센트를 지칭하는 현지명이다. 현대차가 솔라리스 상표권 사용권한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인수한 아트파이낸스에 양도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아트파이낸스에서 제작하는 차량이 현대차 브랜드가 아닌 솔라리스 브랜드로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당초 'G' 형태의 로고가 붙어나올 것이라는 루머가 있었지만, 현재는 솔라리스를 브랜드화해 판매하는 것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많다. 러시아 국민차로 불릴 정도로 인지도가 높은 모델인 만큼 단순 차량 모델이 아닌 자동차 브랜드로 재탄생하게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본보 2024년 1월 19일 참고 현대차 이름 뗀 '솔라리스', 러시아 국민차 모델 넘어 브랜드로 재탄생>
한편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러시아 시장에서 총 5만8238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11만9708대) 대비 51.34% 두 자릿수 급감한 수치이다. 단일 브랜드 기준 현대차는 전년(5만4017대) 대비 54.4% 하락한 2만4658대, 시장 점유율 2.33%로 9위를, 기아는 전년(6만5691대) 대비 48.9% 줄어든 3만3580대, 점유율 3.17%로 8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