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E&S 참여' 호주 바로사 가스전 사업 소송 여파로 비용 상승

산토스 "최대 약 4000억원 추가 비용 발생"
상업 생산 목표 2025년 1분기→3분기 늦춰
원주민과 갈등 여파…당국 승인 하에 사업 정상화

[더구루=정예린 기자] SK E&S가 참여하는 호주 '바로사-칼디타 해상가스전(이하 바로사 가스전)' 프로젝트가 비용 상승·생산 일정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원주민과의 재판에서 우위를 점해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올랐지만, 오랜 법적 분쟁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호주 산토스는 25일(현지시간) 실시한 작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바로사 가스전 사업에 2~3억 달러(약 2670억~4005억원)의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총 투자액은 최대 46억 달러(약 6조1424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상업 생산 개시 예정일도 내년 3분기로 늦췄다. 산토스는 당초 2025년 1~2분기 내 바로스 가스전을 통한 천연가스 추출 및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초기 목표 보다 일정이 늦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예상 대비 지연 시간이 짧다고 평가하고 있다. 

 

프로젝트에 변동이 생긴 것은 햇수로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원주민과의 갈등 때문이다. 티위 제도 므누피 지역 원주민들은 지난 2022년 9월 바로사 가스전 시추 공사 중치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고 이듬해 10월 해저 송유관 파이프라인 건설 중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 법원이 두 소송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주며 시추 작업과 송유관 건설이 일시 중단됐었다. 

 

산토스는 원주민들과 지속적으로 협상하고 개선 의지를 피력한 끝에 당국과 법원으로부터 사업 재개 승인을 확보했다. 시추의 경우 원주민들의 우려를 반영한 수정된 환경 계획을 제출, 해안석유환경청(NOPSEMA)이 작년 12월 승인했다. 또 호주 연방 법원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원주민의 요청으로 산토스에 내려진 송유관 설치 금지 명령을 기각했다. 작년 11월에 이어 법원이 산토스의 편에 선 덕분에 회사는 한 숨 돌릴 수 있게 됐다. <본보 2023년 11월 17일 참고 호주 법원 'SK E&S' 바로사 가스전 파이프라인 공사 일부 재개 허용>

 

산토스는 사업 계획에 일부 변화가 있지만 정상화를 위한 수순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프로젝트가 ‘올스톱’되는 최악의 상황을 무사히 피하고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송유관 공사가 약 33% 완료된 것을 포함해 전체 프로젝트 진행률은 66% 수준이다. 

 

케빈 갤러거 산토스 최고경영자(CEO)는 "바로사 송유관 및 시추 작업이 이제 완전히 진행되고 있다"며 "2025년에 첫 번째 가스가 생산될 것으로 예상돼 매우 기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년간의 어려움을 고려해 우리는 프로젝트에 대한 비용과 일정 지침을 업데이트했다"며 "산토스 팀은 바로사 가스전 프로젝트를 원래 일정에 가깝게 유지하고 지연 비용을 관리하기 위해 훌륭한 역할을 수행했다"고 덧붙였다. 

 

바로사 가스전 사업은 호주 북부 티모르 해역에 위치한 최대 8개의 가스전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추출한 천연가스를 다윈에 있는 육상 시설로 보내 LNG를 생산하는 프로젝트다. 산토스가 지분 50%를 보유해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SK E&S(37.5%)와 일본 발전회사 제라(12.5%)도 참여한다.

 

다윈 파이프라인 복제 프로젝트는 바로사 가스전 사업과 연계해 진행되는 산토스의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프로젝트 일환이다. 총 길이 502km의 파이프라인을 설치해 동티모르 바유운단(Bay-Undan) 가스전과 다윈 LNG(액화천연가스) 터미널을 연결한다. 바로사 가스전에서 생산하는 천연가스를 다윈 플랜트로 옮겨 이산화탄소를 분리하고,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폐가스전인 바유운단으로 운송해 지하 3km 아래 바다 속에 저장하는 것이 골자다. 

 

SK E&S는 바로사 가스전 사업을 통해 오는 2025년부터 LNG를 들여와 블루수소 생산에 활용할 예정이다. 충남 보령 지역에서 연산 25만t 규모 블루수소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CCS 플랜트로 전환한 바유운단 생산기지는 탄소중립 전초기지로 삼는다. 향후 국내 블루수소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도 이 곳에서 처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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