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현대해상이 중국에서 잇딴 소송에 휘말렸다. 상하이사무소 폐쇄 후 합작법인에 집중해 온 현대해상은 소송 리스크로 예상하지 못한 악재를 맞닥뜨리게 됐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 중국 합작법인 현대재산보험(중국)유한공사는 올해 들어서만 베이징, 성도, 하남, 요녕, 강소 지역에서 총 13건의 소송을 당했다. 개인보험 계약 분쟁과 자동차 교통사고 책임 분쟁이 주를 이뤘다.
범위를 넓혀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제기된 소송 건수는 156건에 이른다. 주요 소송 지역은 △베이징 △상하이 △광둥 △산둥 △장쑤 △랴오닝 △허베이 텐진 △쓰촨 △안후이 △산시 등이다.
현대해상은 지난 2022년 상하이 사무소를 폐쇄하며 중국 합작법인에 대한 집중화 전략을 추진해왔다. 중국이 외국계 금융사의 불모지로 불리는 만큼 흩어진 사업 역량을 한 곳에 집중해 보다 효율적인 사업 확장을 시도하겠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중국 금융 시장은 잠재력이 높은 곳으로 평가 받지만 중국 정부의 각종 규제로 인해 외국계 금융사의 외형 확장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중국 정부는 외국계 금융사에 보수적 입장을 취하고 있어 현지 기업과의 협업은 주요 사업 전략 중 하나다.
이에 현대해상은 지난 2020년 4월 중국 내 1위 차량 공유업체인 디디추싱과 중국 대표 정보기술(IT)·투자그룹인 레전드홀딩스와 손 잡고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기존 한국계 기업 영업 위주에서 벗어나 현지인들을 위한 보험 사업을 시작하며 외형을 확대한다는 차원에서였다.
특히 현대해상은 디디추싱의 공유경제 및 빅데이터 기술과 레전드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IT 역량 등을 활용해 중국 시장 내 존재감을 한층 키운다는 계획이었다. 또한 인슈어테크 부문에서의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한편 신규 지점을 통한 판매 확대로 서비스망을 넓혀 나간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개인보험 계약과 교통사고 책임과 관련 법적 분쟁이 많아지며 중국 시장 내 영향력 확대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현대해상은 지난 2007년 북경에 중국 법인 현대재산보험(중국)유한공사를 설립했다. 당시 중국 현지 및 기업을 대상으로 재물보험, 상해보험, 적하보험을 판매했으며 이후 자동차보험, 여행자보험 등 상품을 확대했다. 2016년부터는 비대면 위주의 온라인 채널 영업을 시작했으며 이후 합작법인으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