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유럽연합(EU) 역내 기업은 앞으로 공급망 내에서 인권과 환경에 대한 실사를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한다.
7일 코트라 벨기에 브뤼셀무역관의 'EU, 공급망 실사 지침(CSDDD) 발효 임박' 보고서에 따르면 EU의 공급망 실사 지침이 이르면 이달 중으로 관보에 게재될 전망이다. 게재 후 20일 뒤 발효된다.
이 지침은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EU 역내 기업뿐만 아니라 제3국의 역외 기업도 적용된다. 적용 기준은 일반 기업과 로열티 수익 기업으로 구분된다.
일반 기업을 살펴보면 역내 기업의 경우 △연간 전 세계 순매출 규모 4억5000만 유로 이상 △평균 직원 수 1000명 초과 등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초대형 기업에 적용된다. 역외 기업은 4억5000만 유로의 EU 역내 순매출만 고려한다.
로열티 수익기업은 일반적인 프랜차이즈 또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일정 규모의 로열티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으로, 해당 로열티로 인한 수익이 2250만 유로가 넘고 순매출 규모가 8000만 유로를 초과하면 적용된다.
다만 최근 2년 연속으로 해당 기준을 충족한 경우에만 지침이 적용된다. 역내 기업은 전년도 회계연도를, 역외 기업은 전전년도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한다.
적용 기준에 미치지 않아도 해당 기업의 최종 모기업이 이 기준을 충족하면 모기업이 EU 공급망 실사 지침의 직접 적용 대상이 된다. 최종 모기업과 자회사가 모두 EU 공급망 실사 지침의 적용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 한해 최종 모기업이 자회사를 대신해 실사를 수행할 수 있다.
기업은 자체 활동 그리고 자사 공급망에 놓인 공급사, 협력사의 활동에 대해 실사를 해야 한다. 지침에서 규정된 EU의 공급망 범위는 업스트림의 모든 단계를 포함하되, 다운스트림 단계에서는 유통·운송·보관으로 한정됐다.
EU 공급망 실사 지침을 적용받는 실사 의무기업은 인권과 환경의 부정적 영향에 대해 실사해야 한다. 실사 이행 절차는 △기업 정책 전반에 실사 내재화 △식별 및 평가 △예방, 완화, 최소화 종료 및 시정 △모니터링 및 공시 △이해관계자들의 참여 및 고충 처리 절차의 구축·운영 등으로 나뉜다.
공급망 실사 지침을 적용받는 기업은 실사 이행 의무와 더불어 기후 전환 계획을 채택해야 한다.
기업이 고의나 과실로 공급망 실사 의무를 준수하지 않아 피해가 발생한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부과된다. 기업은 단독 또는 공동으로 피해의 직접적인 원인인 것이 명백한 경우에만 책임을 진다. 협력사에 의해서만 피해가 발생한 경우 책임 의무는 따르지 않는다.
회원국은 발효 시점부터 2년 내 EU 공급망 실사 지침안에 담긴 내용을 국내법에 반영해야 한다. 회원국은 국내법에서 실사 지침 기준을 강화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지만 EU 지침의 특정 측면을 제외하거나 범위를 축소할 수는 없다. 지침이 발효되더라도 기업에 바로 적용되지는 않고 3~5년의 유예기간이 설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