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이 중국에서 올 상반기 4000건이 넘는 특허를 인정받으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술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졌다. 반도체부터 배터리,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로봇, 퀀텀닷 소재 등까지 삼성의 미래를 이끌 다양한 기술을 전진배치, 전통 '효자' 사업과 신사업 등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중국에서 특허권을 대거 손에 넣으며 현지 기술 경쟁력 강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중국에 특허를 출원하는 국내 대기업이 매달 당국으로부터 승인받는 특허 규모는 단연 삼성전자가 압도적이다.
8일 중국 국가지적재산권국(CNIPA)에 따르면 CNIPA는 지난달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이 2017년부터 올 3월까지 출원한 특허 710건을 승인했다. 삼성전자는 CNIPA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현지 특허 포트폴리오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1월 560건 △2월 463건 △3월 804건 △4월 761건 △5월 735건을 합쳐 상반기에
4033건의 특허권을 내줬다.
상반기 중 가장 많은 특허를 인정받은 달은 3월이다. 분기로 구분했을 경우, 1분기 대비 2분기에 대규모 특허 승인이 이뤄졌다 2분기에 해당하는 4~6월에는 매월 약 700건 이상의 특허를 인정받았다.
6월에는 삼성전자가 관계사 중 가장 많은 424건의 특허에 대한 소유권을 확보했다. 이어 △삼성디스플레이(171개) △삼성전기(83개) △삼성SDI(32개) 순이었다. 삼성 관계사 전체를 합쳐 일 평균 약 24.5건의 특허권을 손에 넣은 셈이다.
삼성전자가 출원한 특허는 반도체 관련 기술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인공지능(AI) 추론 소프트웨어(SW), 로봇, 증강현실(AR) 헤드셋 등 삼성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내용도 대거 포함됐다. 창문형 에어컨, 세탁기 등 이른바 '짝퉁(가품)' 제품이 발매되기 쉬운 가전제품에 대한 특허도 빠지지 않았다. 아직까지 삼성전자가 출시한 바 없는 음식물 처리기를 암시하는 제품에 대한 특허도 확보했다.
특히 6월에는 센서와 AI 기반 연산 방식에 대한 기술이 눈에 띄었다. 삼성전자는 '다이나믹 비전 센서(특허번호 CN118233770A)'라는 제목의 특허를 확보했는데, 다이나믹 비전 센서는 삼성전자가 지난 2016년 선보인 바 있는 이미지센서다. 삼성전자는 작년 12월 이 특허를 출원해 7개월여 만인 지난달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얻어 냈다. AI와 관련해서는 △질의문과 관련된 검색결과를 제공하는 전자장치·방법(특허번호 CN118215913A) △AI 모델 파일의 적응형 스트리밍 방법·시스템(특허번호 CN118215925A) 등의 특허를 허가 받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매달 삼성전자의 뒤를 이어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한 삼성 관계사다. 지난달에는 △양자점·양자점의 제조방법·양자점을 포함하는 전자소자(특허번호 CN118206984A) △아민계 화합물·발광소자·전자소자·전자장비(특허번호 CN118125925A) 등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주요 소재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 승인이 두드러졌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연구개발(R&D) 성과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2018년 출원한 특허 '전고체 이차전지·그 충전방법(특허번호 CN118263392A)'를 승인받았다. '2차 전지 수명 평가 장치·2차 전지 수명 평가 방법(특허번호 CN118259154A)'를 통해 배터리의 핵심 성능 중 하나인 안정적인 수명을 평가하는 시스템도 확보했다. 삼성전기가 승인받은 특허에는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인쇄회로기판 △이미징렌즈 등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