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삼성중공업이 말레이시아 선사로부터 7000억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을 수주할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최근 말레이시아 해운회사 MISC와 17만4000㎥급 LNG 운반선 2척의 신조 건조를 위한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선가는 척당 3595억 수준으로, 2척의 수주가는 약 7100억원으로 추정된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중동 지역 선주와 LNG 운반선 4척을 1조4381억원에 계약했다.
신조선은 멤브레인(MarkⅢ Flex PLUS) 타입 화물창에 재액화 장치가 장착돼 가스 증발률이 낮고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와 선박평형수 처리장치(BWTS) 적용으로 친환경 규제에 적합하게 건조된다. 삼성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스마트십 솔루션 에스베슬(SVESSEL)도 탑재돼 연료 소모를 줄일 수 있는 최적 운항(항로) 계획도 자동으로 수립하는 등 선박의 경제적이고 안전한 운항이 가능하다.
MISC는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나스(Petronas)를 위해 신조 주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ISC는 페트로나스의 해운 자회사이다. 페트로나스의 LNG 개발사업 투입을 위해 발주한 것으로 전해진다.
MISC의 선대 갱신을 위한 발주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MISC는 중장기 운영 경쟁력을 강화하고 선대 갱신을 계획하며 노후선을 매각하고 있다.
MISC는 올해 초 튀르키예 카르파워십(Karpowership)에 6만5000㎥급 포르토베네레(PORTOVENE, 1997년 건조), 레리치(Lerici, 1998년 건조)를 각각 900만 달러(약 125억원)에 판매했다.
MISC와 삼성중공업의 인연은 꽤 깊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9년 MISC로부터 수주한 물량 17만4000㎥급 LNG운반선 2척을 2023년에 인도했다. 세리 다마이(Seri Damai), 세아 다야(Seri Daya)호는 미국 에너지 대기업 엑손모빌이 전액 출자한 해운 자회사 씨리버 마리타임(SeaRiver Maritime)에 15년 정기 용선된다. <본보 2023년 2월 5일 참고 삼성중공업, LNG선 2척 MISC에 인도…엑손모빌 용선>
지난 2020년에는 MISC에 9만8000㎥급 초대형 에탄 운반선(VLEC) 1척을 인도했다. MISC는 중국의 석유화학회사 STL(浙江衛星石化)이 용선할 목적으로 삼성중공업과 HD현대중공업에 VLEC 6척을 발주했다.
삼성중공업은 MISC와 부유식 이산화탄소 저장설비(FCSU) 개발도 협력한다. FCSU는 육상 터미널에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고갈된 해저 유·가스정에 저장하는 신개념 해양 설비다.
삼성중공업은 이산화탄소 포집·운송·저장에 이르는 CCS 밸류체인에 필요한 해양 솔루션 공급자(Provider)로서 MISC와 함께 FCSU 및 상부에 주입 설비가 탑재된 FCSU-I를 개발하고, 액화설비가 탑재되는 FCSU-L은 개발 전략을 수립해 CCS 시장에 본격 참여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