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G전자, 이집트 라야에 에어컨 생산 위탁…아프리카 현지 제조 확대

첫 '메이드 인 이집트' 에어컨 생산…현지화 '속도'
연간 10만 대 이상 제조…인근 국가에 수출도
중동·아프리카 지역 교두보…신흥시장 정조준

[더구루=정예린 기자] LG전자가 이집트 가전업체 '라야 일렉트릭(Raya Electric, 이하 라야)'과 손잡고 처음으로 에어컨을 현지 생산한다. 현지 제조 품목을 확대, 가격 경쟁력을 갖춰 중동·아프리카 지역 공략을 가속화한다. 

 

라야는 지난 30일(현지시간) LG전자와 가정용 에어컨을 위탁 생산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3년이며, 연간 10만 대 이상의 LG 에어컨을 생산한다. 

 

LG전자는 라야와 협력해 이집트에서 에어컨을 제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텐스오브라마단에 자체 공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 곳에서는 TV와 세탁기만 직접 생산해왔다. 

 

LG전자는 라야를 통해 생산한 에어컨을 이집트에 현지 판매하고, 일부 물량은 이집트 인근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에도 수출할 예정이다. 현지 제조 방식을 확대 적용해 인건비와 운송비 등을 절감하고 공급망 리스크를 최소화한다. 자국 제조 산업 육성을 위해 ‘메이드 인 이집트’를 요구하고 있는 당국 정책 기조에도 발 맞춘다. 

 

라야는 서비스형 제조(MaaS) 사업 모델을 접목, 에어컨 설계부터 제조까지 맡는다. 에어컨 부품의 60%를 현지 조달해 지역 맞춤형 제품을 만든다. 라야는 안정적인 생산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3억5000만 파운드 이상의 투자를 단행, 2만㎡ 규모 부지에 공장을 지었다. 연간 에어컨 3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LG전자가 라야와 손을 잡은 것은 이집트 에어컨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LG전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에 위치한 거점 생산기지를 중심으로 지난해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매출 3조287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5년 전과 비교해 52.7% 증가한 수치다. 

 

LG전자는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동·아프리카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중동·아프리카 지역 밀착형 신제품 발표행사 'LG 쇼케이스 2024'를 개최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지역 거래선과 파트너사 관계자 500여 명이 참석했다. 

 

1990년 이집트에 첫 진출한 LG전자는 동북부 항구도시 이스마일리아에 TV 완제품과 부품만 생산하는 공장을 설립했다. 2014년 텐스오브라마단으로 공장을 이전했다. 2017년부터 세탁기 생산도 시작했다. 연간 생산량은 TV 130만 대, 세탁기 10만 대다. 냉장고 제조 공장 건설도 검토 중이다. <본보 2023년 4월 18일 참고 LG전자, '2600억 규모' 이집트 냉장고 공장 설립 추진>

 

이집트는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대륙을 연결하는 요충지다. 지중해와 홍해를 연결하는 수에즈 운하를 끼고 있다. 리비아, 시리아, 모로코 등 여러 중동·아프리카 국가와 광범위한 무역 협정 네트워크도 보유, 교역·물류 중심지로 여겨진다. △독일 보쉬 △중국 하이얼 등 가전 업체들이 현지 투자를 결정했다.

 

오사마 자키 라야 대표는 "LG전자의 제조 파트너로 선정돼 영광"이라며 "라야는 제품 설계, 제조 프로세스, 품질 관리를 완벽하게 준수하도록 LG의 글로벌 팀이 실시하는 수많은 감사를 통과한 후 최신 이집트 및 국제 산업 표준을 엄격하게 준수하는 자체 설계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김태훈 LG전자 이집트법인 법인장(상무)은 "LG 브랜드의 최고 품질 표준과 호환되는 이집트 시장 및 지역 시장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LG전자와 라야 간 협력의 첫 번째 단계"라며 "이번 협력은 이집트 정부의 가전제품 현지 생산 발전 방향에 부합하며, LG전자가 30년 이상 이집트 시장에 진출해 이집트 경제 발전에 선구적인 역할을 했음을 확인시켜준다"고 전했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