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공급망 탈중국 비용 115조원 소요 전망"

우드맥킨지, 구리 공급망 분석 보고서 공개
“제련·정제 등 다운스트림 가공 간과돼”
“탈중국, 탄소중립 지연 야기…실용주의적 타협 필요”

 

[더구루=정등용 기자] 전세계 각국이 중국에 대한 구리 공급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여기엔 막대한 비용이 들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이는 탄소중립 목표에도 장애물이 될 수 있는 만큼 실용주의적인 타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우드맥킨지는 18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전세계 구리 공급망에서 제외되면 850억 달러(약 114조7760억원)의 공백이 생길 것”이라며 “이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경고했다.

 

구리는 전기화의 중요한 요소이며 탈탄소 핵심광물 중 하나다. 우드맥킨지는 오는 2050년까지 구리 수요가 75% 증가한 5600만t(톤)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기존 광산과 건설 중인 프로젝트가 오는 2030년까지 구리 수요의 80%만 충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드맥킨지는 제련과 정제 같은 다운스트림 가공과 반제조·가공도 구리 공급의 주요 부분인데 이는 간과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구리 채굴의 약 80%는 구리 정광을 생산하는 것인데 이 정광은 제련소와 정련소에서 처리돼야 터미널 시장에서 거래되는 구리 캐소드를 생산할 수 있다.

 

중국은 지난 2000년 이후 전세계 제련소 용량 증가의 75%를 차지했다. 현재 전세계 제련 및 정제 용량의 97%를 통제하고 있으며, 300만t 이상의 생산량과 약 250억 달러(약 33조7100억원)의 투자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19년 이후 약 1100만t의 구리 및 합금 생산 능력을 추가했으며, 이는 전세계 추가 생산 능력의 약 80%를 차지한다. 이 중 약 3분의2가 선재를 생산하는 시설이며 중국은 전세계 생산 능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추가 확장도 현재 진행 중이다.

 

지페이 리우 우드맥킨지 구리시장 담당 컨설턴트는 “중국의 구리 제련 산업은 상당한 발전을 거듭해 왔다”면서 “2000년대에는 더 엄격한 환경 및 효율성 표준에 대한 요구가 제련 능력의 현대화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우드맥킨지는 전세계 구리 수요의 50%를 차지하는 중국이 없다면 에너지 전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훨씬 더 많은 처리 용량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난 20년 동안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는 생산 능력이 거의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는 달성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닉 피켄스 우드맥킨지 광업 연구 책임자는 “여러 국가에서 구리 공급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일부 재조정이 시작됐지만 공급망에서 중국의 지배력은 완전 대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우드맥킨지는 구리 공급망 내 새로운 가공·제조시설 도입이 더 많은 비용과 에너지 전환 지연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유럽의 경우 환경·사회적인 이유로 새로운 제련소 프로젝트에 대한 저항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우드맥킨지는 “구리 공급망에 대한 탈중국 시도는 더 비싸고 훨씬 느린 에너지 전환을 의미한다”며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실용주의적인 타협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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