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에코프로비엠이 중국 '거린메이(격림미·이하 GEM)'로부터 양극재 원료인 전구체 추가 조달에 나선다. 약 10년여 간 이어져 온 동맹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 글로벌 배터리 소재 기업으로의 도약을 가속화한다.
20일 선전(심천)증권거래소에 따르면 거린메이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에코프로비엠과 26만5000톤(t) 규모 전구체를 공급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행 과정이 원활하게 이뤄지면 공급은 내년부터 시작된다.
양사는 2차전지 원료 산업 전반에 대한 밸류체인을 강화키로 했다. △시장 예측 △협력 정의 △인도네시아 니켈 자원에 대한 새로운 협력 시스템 구축 등을 위해 분기별 혹은 반기별로 전략적 논의를 지속, 선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시너지를 낸다는 방침이다.
에코프로비엠은 거린메이로부터 공급받은 전구체로 미국과 유럽 시장 수요를 충당한다. 해당 전구체는 현재 건설 중인 에코프로비엠의 헝가리 공장과 캐나다 합작 공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에코프로비엠은 내년 양산을 목표로 헝가리 데브레첸에 연산 5만4000t 규모 양극재 공장을 짓고 있다. 퀘벡주 베캉쿠아에 들어서는 캐나다 공장은 SK온, 포드와의 합작 결과물이다. 연산 4만5000t 규모로 2026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최근 건설 중단이 잦게 발생하는 등 불협화음이 감지되고 있다. <본보 2024년 8월 16일 참고 SK온·포드·에코프로비엠, 캐나다 양극재 합작공장 건설 또 중단>
에코프로비엠과 거린메이 간 파트너십은 약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에코프로비엠의 모회사인 에코프로는 거린메이와 지난 2015년 NCA 배터리 소재 공급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양사는 2017년 합작사 ‘에코프로지이엠’을 설립하고 1조원을 투자해 포항 영일만1산업단지와 영일만4산업단지 내 리튬전지용 양극재 및 양극소재 생산 공장을 건설했다. 2019년에는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및 리사이클 사업 협업을 위한 MOU를 체결하는 등 협업을 확대했다. 에코프로는 거린메이의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프로젝트에도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에코프로비엠은 2021년과 2022년 거린메이와 잇따라 원재료 공급 계약을 맺고,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NCM(니켈·코발트·망간) 하이니켈 삼원계 양극재 원료 총 87만6000t을 공급받기로 했었다. 신규 계약 체결을 통해 전구체 공급 규모는 114만1000t으로 늘어나게 됐다.
거린메이는 "거린메이와 에코프로비엠은 유럽과 미국의 신흥 시장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경쟁력 있는 가격과 제조 시스템을 확보해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핵심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니켈 자원-전구체-양극재'의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전체 산업 체인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