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부 항만노조 47년 만에 파업…최대 10조 경제 타격 전망

ILA, 1일 오전 파업 돌입 성명 발표
36개 항만 화물 선적·하역 작업 중단
“선적 적체 처리 최대 한 달 소요 전망”

 

[더구루=정등용 기자] 미국 항만노조가 지난 1977년 이후 처음으로 동남부 지역 항구에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예상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최대 약 10조원의 경제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일 미국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미국 항만 노동자 4만5000명이 가입한 노동조합인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는 1일(현지시간) 오전부터 파업에 들어간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해럴드 대기트 ILA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미국 항구에서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외국 소유의 오션 캐리어는 그들에게 부를 가져다주는 ILA 노동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하지 않고 있다”며 사측인 미국해양협회(USMX)를 직격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필요한 기간 동안 파업을 멈추지 않고 ILA 회원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임금과 자동화에 대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기간 동안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ILA의 파업으로 인해 미국 동해안과 멕시코만 일대 36개 항만의 화물 선적과 하역 작업이 중단됐다. 여기엔 총 14개 항만에서 근무하는 2만5000명의 근로자가 영향을 받고 있다.

 

이번 파업은 지난달 30일에 만료된 단체협상 갱신 협상 과정에서 노사가 임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발생했다. ILA는 상당한 규모의 임금 인상과 함께 화물 하역·적재시 자동화 크레인과 게이트·컨테이너 이동 트럭의 사용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USMX는 노조에 50%에 가까운 임금 인상안을 제안했지만 ILA의 기대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ILA 파업이 미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업계 데이터를 보면 이번 파업의 영향을 받는 항구는 미국 전체 컨테이너 수출의 68% 이상과 컨테이너 수입의 약 56%를 처리하고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이번 파업이 지속될 경우 미국 경제 활동은 45억~75억 달러(약 5조9400억~9조9000억원) 감소할 것”이라며 “항구가 폐쇄된 상태에서 쌓여 있는 선적 적체를 처리하는 데에만 최대 한 달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정부는 이번 ILA 파업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노동 분쟁은 단체 교섭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미국 노동부가 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으며 양측과 연락을 취하고 있지만 현재 회담에 참여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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