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중국 국영 항공기업 중국항공공업그룹(AVIC)이 삼성생명 중국 합작사인 중은삼성인수(BOC-Samsung Life) 지분을 전량 매각한다. 기존 핵심 사업 대신 금융기관 지분 확대 등을 제한하기로 한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에 따른 결정으로 해석된다.
11일 중국 베이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중국항공공업그룹은 중은삼성인수 지분 24%를 매각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구체적인 지분 매각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내년 1월29일 거래가 완료될 전망이다.
중은삼성인수는 지난 2005년 10월 삼성생명 중국법인과 중국항공공업그룹이 50%씩 지분을 투자해 설립했다. 이후 지난 2015년 8월 중국은행(BOC)의 완전 자회사인 BOC보험이 유상증자를 통해 8억5000만 위안(약 1647억원)을 투입, 지분 51%를 인수하며 지배주주가 됐다.
BOC보험은 지난 2017년 8월 보유 지분 51%를 중국은행 산하 BOC 인베스트먼트에 양도했다. 이로써 현재 지분 구조는 BOC 인베스트먼트 51%, 삼성생명 중국법인 25%, 중국항공공업그룹 24%다.
중국항공공업그룹의 이번 지분 매각 결정은 중국 정부의 규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국무원 산하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SASAC)는 지난해 11월 확대회의를 열고 국영 기업에 대해 실물 경제 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주요 사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올해 6월에는 국영 기업이 금융기관을 설립하거나 인수하는 데 참여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원칙적으로 주력 산업 서비스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리스크 파급이 큰 금융기관에 참여하거나 지분을 늘려서는 안 된다고 재차 요청했다.
왕펑보 브로드컴 컨설팅 금융산업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국항공공업그룹의 이번 움직임은 중국 정부의 규제 요건에 따른 것일 수 있다”면서 “비핵심 사업을 매각함으로써 항공 관련 핵심 사업 분야에 더 많은 에너지와 자원을 집중해 항공 분야의 경쟁력과 발전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항공공업그룹의 지분 매각이 완료되면 중은삼성인수의 의사 결정 매커니즘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새로운 주주가 보험 산업이나 기타 전략적 자원에 경험이 있는 회사라면 새로운 경영 개념과 개발 아이디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장한 판구 싱크탱크 수석 연구원은 “중국항공공업그룹의 지분 매각이 성공하면 새로운 투자자와 자본이 유입돼 활력과 자원을 불어넣어 사업 발전과 혁신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시장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 고객 만족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커뮤니케이션과 관리에서 좋은 성과를 내야 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