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DL이앤씨가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장의 예상보다 높은 성적표를 내놓았다. 3분기 실적은 매출 1조918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 8374억원) 대비 4.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833억원으로 전년 동기(804억원) 대비 3.7% 증가했다.
특히 전년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과 달리, 3분기 영업이익이 증가하면서 본격적인 실적 반등 추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주요 건설사들이 수익성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을 이어가는 모습과는 상반된 성적을 기록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증권가 역시 DL이앤씨의 3분기 실적 개선을 주시하면서 4분기와 2025년 실적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메리츠증권 문경원 애널리스트는 3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상회한 점을 강조하면서 4분기에도 추가 개선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원가율이 높은 현장의 비중이 점차 낮아지면서 주택부문의 원가율이 개선되는 추세를 보일 것이며, 국내외 화공 플랜트 수주가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내년 매출 성장 기대감도 높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삼성증권 허재준 애널리스트도 주택 원가율의 개선이 내년 상반기부터 가시화될 전망이며, 하반기에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은 물론 플랜트와 토목 사업부도 원가 개선의 영향을 받아 올해 하반기가 지난 상반기 대비 전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탄탄한 재무구조에 따른 안정적인 사업 역량도 긍정적 요소로 고려했다.
부동산 경기침체와 PF보증 재무 위기, 원가율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의 악재로 힘겨운 시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DL이앤씨는 하반기부터 업계 최고수준의 재무안정성을 바탕 삼아 실적 반등과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수익성 높은 프로젝트를 선별 수주하면서 어려운 시장 상황에 대처하는 모습이다.
최근 DL이앤씨는 수익성 높은 양질의 신규 수주를 거듭하면서 어려운 업황을 극복해 나갈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주택사업본부는 지난 7월초 공사비 3817억원 규모의 잠실우성4차 주택 재건축정비사업 시공사로 선정되며 올해 첫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올렸다. 8월말에는 공사비 4385억원 규모의 도곡개포한신 재건축정비사업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서울 강남권에서 연이은 성과를 거뒀다. 10월에도 3607억원 규모의 자양7구역 재건축 사업 시공사로 선정되며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1조원을 돌파했다.
토목사업본부도 8월 공사비 4818억원 규모의 영동양수 발전소 공사를 수주해 국내 건설사 중 수력발전 및 댐 시공 분야 최다 실적을 보유한 저력을 과시했다. 플랜트사업본부 역시 10월 들어 2546억원 규모의 분당복합화력발전 현대화사업 1블록 공사 수주에 성공했고, 연말까지 약 2조원 이상의 신규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인 소형모듈원전(SMR)사업을 함께 추진하고 있는 미국의 엑스에너지가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 아마존과 대규모 투자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향후 SMR 시장에서의 성과도 빠르게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안정성 또한 DL이앤씨의 실적 개선과 수익성 회복 전망의 주요 근거다. 3분기말 기준 연결 부채비율은 104.2%이며, 현금 및 현금성 자산 2조2366억원, 순현금 1조308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국내 건설회사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DL이앤씨의 경우 부동산 PF 부실화로 건설사의 유동성 위기가 대두되었음에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건설업 최상위 수준인 ‘AA-‘의 신용등급을 6년 연속 획득하며 다시 한번 재무안정성을 입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