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美 필리조선소, 함정 시장 진출 대비 '대규모' 인력 고용 예고

함정 진출 위해 숙련공 확보…교육 프로그램 확대 실시
작년 말 기준 직간접 고용 인력 약 1700명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화가 미국 필리조선소를 활용해 함정 시장 진출을 추진하며 대규모 인력 고용에 나선다. 숙련공을 채용하고 교육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사업 확장을 통해 적자난을 탈출하고 '제2의 전성기'를 도모한다. 


6일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The Philadelphia Inquirer) 등 외신에 따르면 한화는 최근 인수한 필리조선소에서 신규 채용을 추진한다. 구체적인 숫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지에서는 상당한 규모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필리조선소는 작년 말 기준 약 1700명의 근로자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3분의 2는 간접 고용으로, 고급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한화는 필리조선소를 확장해 수익을 거둘려면 인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필리조선소는 미 해군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모태로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시절 약 53척의 함정을 건조하고, 1218척을 수리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당시 근무 인력은 4만 명에 달했다. 하지만 1920년대 존스법(미국 내 항구를 오가는 자국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법안) 도입 후 미 조선업이 쇠락의 길을 걸었다.

 

노르웨이의 에너지 회사인 아커가 1997년 동일한 부지에 필리조선소를 다시 열고 상선 건조를 추진했으나 발주 물량은 적었다. 2018년 이후 6년째 적자를 기록해 지난해 영업손실이 990억원에 달했다. 미국 해사청(MARAD)으로부터 수주한 국가 안보 다목적 훈련 선박(NSMV) 사업과 미국계 토지매립·준설 전문 회사인 GLDD(Great Lakes Dredge & Dock Company)와 건조 계약을 맺은 해저 암반 설치 선박(SRIV) 사업도 납기 지연과 비용 상승으로 적자를 봤다. 

 

한화는 수익성을 개선하고자 함정 시장을 노리고 있다. 데이비드 킴 필리조선소 대표이사는 취임 직후 "해군용 함정 건조로 확장하고 싶다"고 밝혔었다. 한화의 방산 역량을 더해 필리조선소를 미국 해양 방산 시장의 전략기지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필리조선소의 상태를 점검하고 스마트 야드로 전환하기 위한 설비 투자를 준비 중이다. 사업 확장과 자동화 기술 도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고용 규모도 확정한다. 숙련공을 직접 고용하고, 필리조선소에서 운영 중인 교육 훈련 프로그램도 지속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한화는 작년 8월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Wally Schirra)'함의 보수·수리·정비(MRO) 사업을 수주했다. 정비를 마쳐 올해 1분기 인도를 앞뒀다. 미국 해군 7함대에 배속된 급유함인 '유콘(USNS YUKON)'함의 MRO도 맡아 진행 중이다. 연이어 MRO 사업을 따내며 함정 기술력을 입증한 만큼 필리조선소의 변신에 성공한다면 추가 수주 가능성은 높아진다. 

 

미국은 올해 10척 안팎의 MRO 물량을 추가 발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0일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당선인이 한국 조선업과 협력 의사를 내비쳐 한화도 미국에서 기회를 포착할 전망이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