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홍성환 기자]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 생명보험업계 상위 3개 업체의 지급여력비율(K-ICS 비율)이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미국 기준 금리 인하에 따른 시장금리가 하락한 영향이다. 자본 조달 부담이 계속 커지는 상황이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기준 삼성생명의 K-ICS 비율은 193.5%를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보다 8%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27%포인트나 낮아졌다. 삼성생명의 K-ICS 비율이 20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생명은 164.1%로 전분기에 비해서는 1.3%포인트 개선했지만, 1년 전보다는 20.2%포인트 낮다. 교보생명은 170.1%로 전분기 대비 8.9%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교보생명 역시 1년 전과 비교하면 13.1%포인트 하락한 상태다.
K-ICS 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산출한다. 숫자가 클수록 보험금 지급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이 비율을 15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권고한다.
시장금리가 떨어지면서 보험부채가 늘어남에 따라 K-ICS 비율이 지속해서 하락하는 상태다. 보험부채는 보험사가 미래에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마련해둬야 하는 준비금이다. 보험업계에 적용되는 회계제도인 IFRS17은 보험부채를 현재 가치로 평가하는데, 할인율과 손해율·해지율 등이 적용된다. 금리가 낮아지면 할인율도 낮아져 일반적으로 저금리 시기에는 보험부채가 커진다.
문제는 연말 결산 기준으로 이 비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시장금리 하락 시 보험사의 자본은 줄고 부채는 증가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금리가 1% 하락할 때마다 보험사 K-ICS 비율이 25~30%포인트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보험사의 자본 조달 부참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지난해 각각 8000억원, 7000억원어치 후순위채를 발행한 바 있다. 다만 발행 시장을 통해 자본을 조달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