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중국에서 수백 건의 특허를 확보하며 기술 경쟁력을 강화했다. 올해 출시를 앞둔 확장현실(XR) 헤드셋 등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 관련 특허는 물론 3차원(3D) 반도체, 롤러블 디스플레이 등 미래 혁신 분야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3일 중국 국가지적재산권국(CNIPA)에 따르면 CNIPA는 지난달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이 2016년부터 작년 11월까지 출원한 특허 542건을 승인했다. 작년 같은 달(560건) 대비 승인받은 특허 수는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상당한 규모의 특허를 확보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승인 절차는 8일에 걸쳐 이뤄졌다. 삼성전자가 관계사 중 가장 많은 287개의 특허를 확보했다. △삼성디스플레이(165개) △삼성SDI(64개) △삼성전기(24개) △삼성생명재단(1개) △삼성E&A(1개) 등이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반도체 경쟁력 확보해 주력했다. 가장 눈에 띈 특허는 합성곱 신경망(CNN) 관련 기술이다. '합성곱 신경망(CNN)의 계산 방법 및 그 방법을 실행하기 위한 장치(특허번호 CN119337940A)'라는 제목의 특허는 연산 과정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활용해 성능을 개선하는 방법을 담고 있다.
CNN은 이미지, 영상, 음성 처리 등의 데이터 학습·인식에 특화된 딥러닝 알고리즘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인공지능(AI) 가속기 등에서 CNN을 실행할 경우 메모리 대역폭이 낮으면 연산 성능이 저하될 수 있다. 이때 HBM을 이용하면 데이터 전송 병목을 줄이면서 성능을 개선해 빠르고 정확하게 연산을 수행, CNN을 효율적으로 실행 가능하다.
이밖에 '3차원(3D) 강유전체 램(FeRAM)(특허번호 CN119317114A)'이라는 특허를 통해 삼성전자가 3D 반도체에 강유전체 소재를 적용한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본보 2024년 5월 13일 참고 삼성전자 낸드 '적층 경쟁' 승기…'하프니아 강유전체'로 1000단 쌓는다> 나노 결정을 포함하는 '수직형 NAND 플래시 메모리 소자 및 이를 포함하는 전자 장치(특허번호 CN119255611A)'라는 제목의 특허도 손에 넣었다.
삼성전자는 XR 기기 관련 특허 확보에도 박차를 가했다. 연내 구글, 퀄컴과 협업해 만든 XR 헤드셋 '무한' 출시를 앞둔데다 향후 스마트 글래스(안경) 등도 선보일 예정인 만큼, 법적 분쟁 등을 방어하기 위해 특허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확보한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 관련 특허에는 △XR 환경을 생성하기 위한 방법 및 전자 장치(특허번호 CN119365897A) △코딩된 이미지로부터 특징점을 획득하기 위한 전자 장치 및 이를 동작시키는 방법(특허번호 CN119343913A) △초광대역 통신을 위한 동적 스케줄링 방법 및 장치(특허번호 CN119301975A) △시선 방향을 인식하는 전자 장치 및 전자 장치를 작동하는 방법(CN119301548A) 등이 포함된다. 하드웨어 자체 개발보다 기기 활용성을 개선하기 위한 기술들이 다수를 이뤘다.
XR 기기 등의 핵심 요소인 디스플레이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디스플레이도 관련 특허 확보를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중국에서는 '디스플레이 장치, 이를 구동하는 방법 및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 장치(특허번호 CN119376110A)'라는 특허를 승인받았다. 이 특허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연세대학교 간의 공동 연구 성과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롤러블 디스플레이, 창문형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폼팩터 개발에서도 성과를 보였다. '디스플레이 장치(특허번호 CN119339625A)'라는 제목의 특허는 롤러블 디스플레이가 어떻게 말려져 있는지에 대한 기술을 보여준다. '창문을 포함한 디스플레이 장치(특허번호 CN119325328A)'도 확보했다.
삼성SDI는 배터리 안전성을 강화하는 데 전력을 쏟고 있다. △배터리 절연 시트용 에어로젤 조성물 제조 방법과 배터리 절연 시트 제조 방법(특허번호 CN119368106A) △배터리 팩(CN119340538A) 등의 특허가 대표적이다. 후자는 화재 발생시 배터리 팩 위쪽에서 냉각수를 분사하거나 배터리팩의 일부를 냉각수에 담가 화재를 진압하도록 구성, 열폭주를 진압하도록 만들어진 배터리팩이다.
삼성전기는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와 인쇄회로기판, 카메라 모듈 등은 물론 '반도체 프레임 및 이를 포함하는 반도체 패키지(특허번호 CN119324187A)' 등 반도체 패키징 관련 특허도 확보했다. 삼성생명은 유방암 환자 예후를 예측하는 방법에 대한 기술를, 삼성E&A는 건설용 3D 프린터기 제어 방법에 대한 특허를 승인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