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진유진 기자] 하나은행이 2대 주주로 있는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이 지난해 1천 여명 넘는 인력을 줄였다. 그러나 은행 자산규모는 늘고 수익도 오히려 늘었다. 베트남 은행권에 경영 효율화 바람이 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BIDV의 지난해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총 직원 수는 2만6069명으로 전년 대비 1107명이나 줄었다. 지난 2022년 1043명, 2023년 1443명을 신규 채용하며 사람을 더 뽑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BIDV가 마지막으로 인력을 감축한 시기는 지난 2017년으로, 당시 감축 규모도 200명에 불과했다.
베트남 현지 언론은 경영 효율화와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인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아그리은행(Agribank)과 바오비엣은행(BaoViet Bank)을 제외한 대부분의 은행이 인력을 줄였다. BIDV 외에도 △베트남국제은행(VIB) 517명 △Sacombank 426명 △아시아상업은행(ACB) 365명 △TPBank 49명 등 다수 은행이 군살을 뺐다.
구조조정 중인 사이공상업은행(SCB)은 지난 2023년 6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145개 지점을 폐쇄하며 몸집을 대폭 줄였다. GPBank, DongA Bank, OceanBank(현 MBV), CBBank(현 VCBNeo) 등 강제 인수된 은행들도 인력 감축 압박을 받고 있다.
사람은 줄었지만 BIDV의 덩치는 오히려 더 커졌다.
BIDV는 베트남 은행 중 유일하게 총자산, 대출, 예금을 합쳐 2000조 동(약 113조원)을 돌파했다. 이 가운데 총자산은 2760조 동(약 156조76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하며 베트남 내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대출 규모는 148조 동을 넘어섰으며, 고객 예금도 1950조 동으로 1년 새 14.6% 증가했다.
BIDV의 2024년 세전 이익은 전년 대비 13.8% 성장한 31조3800억 동(약 1조7820억원)을 기록해 업계 3위에 올랐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 2019년 11월 1조444억원을 투자해 BIDV 지분 15%를 확보하며 베트남중앙은행(SBV)에 이은 2대 주주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