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대만 TSMC의 미국 애리조나 3공장 착공 시기를 놓고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외국 기업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TSMC의 현지 생산 시설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타이베이타임즈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TSMC는 오는 6월 애리조나 3공장 조기 착공설(說)과 관련해 "시장 소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며, 추후 공개 행사가 있을 경우 공식적으로 알릴 것"이라며 "애리조나 공장 건설은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소문의 시발점이 된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의 이사회에서도 신규 투자와 3공장 건설 일정 변경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TSMC는 앞서 지난 11~12일 대만이 아닌 미국에서 처음으로 이사회를 개최했다. 애리조나 공장 가동을 기념하고 미국과의 탄탄한 동맹을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최근 대만 언론 등을 통해 TSMC가 예정보다 일찍 애리조나 3공장 건설에 착수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당초 2020년대 말 양산을 개시한다는 목표 일정을 약 1년~1년 6개월 앞당긴다는 것이다. 미 정부 주요 관계자들을 초대해 오는 6월 기공식을 진행하고, 2027년 초 시험 생산과 2028년 상업 생산을 개시한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거론됐다.
소문 진위 여부에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TSMC와 대만을 겨냥해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 때문에 TSMC의 미국 투자 계획과 향후 전략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 트럼프내셔널도럴에서 열린 하원 공화당 콘퍼런스 연설에서 "우리는 바이든 전 대통령이 한 이런 터무니없는 프로그램(반도체법)을 통해 그들(대만)에게 수십억 달러를 주고싶지 않다"며 "대만이 필요로 하는 것은 돈(자금 지원)이 아닌 인센티브(동기 부여)이고, 그 인센티브는 25%, 50%, 심지어는 100%의 관세를 내고 싶지 않다는 것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높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대만 기업이 자체 조달한 자금으로 미국 공장을 짓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TSMC는 650억 달러를 투자해 애리조나주에 공장 3개를 짓는다. 1공장은 지난달 가동에 돌입해 4나노 칩을 생산하고 있다. 2공장과 3공장은 각각 오는 2028년 말, 2020년대 말 양산을 개시한다는 방침이다. 미 정부로부터 66억 달러 규모 보조금을 지원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