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윤진웅 기자] 한온시스템이 이탈리아 공장 폐쇄 검토 단계에 돌입하면서 노사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아직 노사간 협의 단계이지만, 이탈리아 파르티잔 국가연합(ANPI)이 공장 노조와 연대를 제안하면서 갈등이 격화되는 분위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ANPI는 최근 성명을 통해 한온시스템 이탈리아 베네벤토 공장 소속 이탈리아 금속노조(FIOM-CGIL, FIM-CISL)에 연대를 제안했다.
ANPI는 "60여 명의 노동자가 종사하는 이곳 자동차 부품 공장은 내년 5월 생산을 중단하고 직원들을 모두 해고하겠다고 발표했다"며 "때문에 이들 노동자는 공장 정문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연대 제안의 배경을 밝혔다.
이어 "재정적 어려움이나 저조한 성과가 배경이 된 것이 아닌 노동 비용이 낮은 국가로 생산을 이전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노동자의 존엄성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공장 경영진들이 탁월한 생산성을 인정했다는 이유에서다.
ANPI는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이곳 공장은 수년간 인센티브와 사회적 안전망을 통해 성장을 했던, 즉 시민의 세금으로 혜택을 누렸던 곳"이라며 "인구 감소 등으로 경제적,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베네벤토 지역에 타격을 입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노동자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모든 이니셔티브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한온시스템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에 인수된 이후 보유하고 있는 해외 공장 중 수익성이 떨어지는 곳에 대한 정리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지분 인수와 해외 공장 증설투자 등 비경상적인 투자소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현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아직 노사가 협의 단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내년 5월 가동 중단은 확정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ANPI가 협의 단계에서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조직적 움직임을 통해 FIOM-CGIL, FIM-CISL를 진두지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편 한온시스템은 겨울철 전기차 효율을 높이는 히트펌프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이 시장에서 점유율 세계 2위의 경쟁력을 갖췄다. 히트펌프는 냉매가 압축·응축·팽창·증발하며 순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온과 저온을 각각 활용해 히터와 에어컨을 구동하는 기술이다. 히트펌프 외에도 열 관리를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다.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