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슨 합작' 中 밍양 풍력터빈 파손 사고…중국산 설비 안전성 논란

풍력터빈 블레이드 2개 파손…설치 4개월여만
밍양, 지난해 유니슨과 합작사 설립해 韓 진출
국내 발전 사업 입찰 참여…부품 신뢰성 도마 위

[더구루=정예린 기자] 국내 풍력발전 기업 ‘유니슨'과 합작사를 설립한 중국 '밍양 스마트 에너지(이하 밍양)'의 터빈이 부서지는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값싼 중국산 설비의 신뢰성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핵심 발전 시설의 안전성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철저한 점검과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하이난 링가오의 밍양 대형 풍력 터빈 테스트센터에서 20MW급 터빈(모델명 MySE18.X-20MW)의 블레이드 2개가 지난해 12월 파손됐다. 해당 모델은 같은해 8월 설치된 프로토타입으로, 불과 4개월여 만에 손상된 것이다. 

 

밍양은 사고 발생 약 일주일 후 공식 성명을 통해 "극한 환경을 가정한 테스트 과정에서 발생한 건으로, 제품의 신뢰성과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실험의 일환"이라며 "풍력 터빈이 테스트 중에 극심하고 비정상적인 조건에 직면하면서 블레이드가 설계 하중 한계 값을 초과해 손상되고 파손되었다는 예비 결론이 도출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풍력발전 산업의 핵심 기자재인 터빈 블레이드가 극한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안전성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밍양은 해당 제품 설치 당시 보도자료를 내고 단일 용량 기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해상 풍력터빈이라고 홍보하며, 최대 초속 79.8미터(m)의 바람을 견뎌 태풍 발생 지역에 적합한 제품이라고 강조했었다. 

 

이번 사고는 밍양이 유니슨과의 합작사를 통해 국내 풍력발전 시장에 진출하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유니슨과 밍양은 지난해 해상풍력발전기 제작 및 공급 전문 합작법인(JV)을 설립했다. 지분 구조는 유니슨이 55%, 밍양이 45%를 보유하고 있다. 

 

합작사는 △해상풍력발전기 나셀 조립 공장 신규 건설 △시제품 설치 및 국내 KS인증 △공동 연구개발(R&D) 및 기술 협력 강화 △풍력터빈 부품 국산화 △풍력 전문인력 양성 및 고용 창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니슨은 국내에 공급되는 풍력 터빈에 대한 밍양의 기술 이전 계약을 추진하며 국산화 비율을 높이겠다는 입장을 방침을 밝혔다.

 

문제는 밍양이 유니슨과의 합작사를 통해 국내 풍력 시장에 우회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니슨이 과반 지분을 보유한 이 합작사는 형식상 한국 기업으로 분류돼 밍양은 기존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국내 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국산화 비중을 높이고 중국 기업의 국내 진입을 막기 위해 입찰 기준을 강화했다. 지난해 발표한 '해상풍력 경쟁입찰 로드맵'에서 가격 외 국내 공급망 기여도도 중요한 평가 요소로 추가했다. 유니슨과 밍양의 합작사는 이같은 국내 규제의 빈틈을 파고들 수 있는 구조로, 국내 풍력 시장이 '제2의 디스플레이·태양광' 사태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밍양의 터빈 블레이드 파손 사고는 국내 풍력발전 사업에 미칠 영향을 고려할 때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유니슨과 밍양의 합작사는 압해해상풍력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한 바 있다. 밍양이 중국에서 생산한 6.45MW 터빈을 비롯해 핵심 부품을 국내에 들여와 최종 조립 후 납품한다는 계획이었다. 최종적으로 입찰에 탈락했지만 향후에도 같은 방식으로 국내 풍력 발전 시장의 문을 두드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국내 풍력 산업을 보호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 기업이 한국 기업과의 합작을 통해 우회 진출할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려운 구조"라며 "중국산 저가 터빈의 신뢰성과 내구성 문제를 철저히 검증하는 동시에 국내 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기술 개발과 지원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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