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폴란드 국영전력공사(PGE)로부터 수주한 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에 본격 착수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속 '유럽 최대 규모' ESS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이를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10일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브로츠와프법인은 최근 PGE와 자르노비에츠(Zarnowiec) 양수 발전소 인근에 들어설 ESS 시설 건설을 위한 15억5500만 즈워티(약 5900억원) 규모의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오는 2027월 2분기 완공한다는 목표다.
새로운 ESS 시설은 262MW급 출력과 981MWh 저장 용량을 갖춘다. 효율은 85.2%로 예상된다. PGE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폴란드 내 25만 가구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설계부터 시공·시운전까지 완료하는 턴키 방식으로 진행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는 물론 전력 전송 시스템까지 구축한다. 전력 전송 시스템은 ESS가 저장한 전력을 필요할 때 안정적으로 방출하고,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초과할 때 효율적으로 전력을 저장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 PGE 간 계약에는 물가에 따라 가격이 조정되는 조항이 포함됐다. 프로젝트 진행중 원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증가, 환율 변동 등 특정 조건이 발생할 경우 잠재적인 계약 금액이 10%까지 증가할 수 있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크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같은 조항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 브로츠와프법인은 작년 PGE의 ESS 사업 입찰에 참여했다. 경쟁사인 코랩(CORAB S.A)보다 낮은 가격을 써내며 입찰에서 우위를 점했다. <본보 2025년 1월 23일 참고 [단독] LG엔솔 '유럽 최대 규모' 폴란드 ESS 프로젝트 최종 수주>
LG에너지솔루션은 PGE와의 이번 협력을 기반으로 추가 수주 기회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PGE는 폴란드 전역에 걸쳐 다양한 규모의 ESS 시설을 건설해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을 확보하고 있다. △마조비에츠키 △포드카르파츠키 △우츠키 △루벨스키 △포들라스키 등의 지역에서 2~10MW 규모의 용량을 갖춘 26개 분산형 전기 저장 시설도 건설할 계획이다.
이장하 LG에너지솔루션 브로츠와프법인 법인장(전무)는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8년 동안 폴란드에 최첨단 기술을 도입했을 뿐만 아니라 폴란드를 이 산업의 유럽 선두주자로 만들었다"며 "LG에너지솔루션의 공장이 유럽의 에너지 전환에 기여하고 폴란드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 사회 개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리우시 마르제츠(Dariusz Marzec) PGE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폴란드에서 가장 크고 유럽에서 가장 큰 ESS 시설 중 하나의 건설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2년 후 폴란드에서 전기 수요가 증가하는 저녁 시간에 최대 25만 가구에 청정 에너지를 그리드에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