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에 美 관세에 "한국 경제, 2년 전으로 후퇴할 수도"

최악의 경우 올해·내년 1.4%까지 하락 전망
국내 주가·금리, 트럼프 1기보다는 충격 적을 듯

[더구루=진유진 기자] 미국발 관세 전쟁이 심화할 경우, 한국 경제 성장률이 올해와 내년 각각 1.4%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관세정책이 지난해 11월 전망 당시 예상보다 조기에 높은 강도로 시행됐다"며 "글로벌·국내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관세정책 시나리오들을 새롭게 가정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재분석했다.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한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기존 전망(지난해 11월)보다 각각 0.1%포인트(p), 0.2%p 하락한 1.5%, 1.8%로 제시됐다. 이 시나리오는 미국이, 중국에 현 수준의 관세를 유지하고 다른 주요 무역 적자국에는 그보다 낮은 관세를 부과하지만, 협상 진전에 따라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관세가 인하되는 경우를 가정했다.

 

하지만 미국이 추가적인 고율 관세를 단행해 내년까지 유지하고 주요국이 보복 관세로 맞서는 '비관적 시나리오'일 경우,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모두 1.4%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2023년 성장률(1.4%)과 같은 수준으로, 한국 경제 성장세가 2년 전으로 후퇴하는 결과가 된다.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2% 밑으로 떨어진 것은 역사적으로 드문 일이다. △1956년(0.6%, 미국 원조 감소) △1980년(-1.6%, 2차 오일 쇼크) △1998년(-5.1%, 외환위기) △2009년(0.8%, 금융위기) △2020년(-0.7%, 코로나) △2023년(1.4%) 등 단 여섯 번뿐이다. 만약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예상대로 1.4%까지 떨어진다면, 한국 경제는 2년 연속 2%대 성장을 달성하지 못하는 셈이다.

 

한은은 낙관적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미국이 중국에 현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고, 다른 주요 무역 적자국에 중국보다 상당 폭 낮은 관세를 매겼다가 내년 모든 국가에 점진적으로 관세를 낮추는 경우다. 이 경우 우리 성장률은 올해 1.6%, 내년 2.1%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시장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전망이다. 한은은 "트럼프 1기 당시에는 무역 갈등 심화로 주가가 14% 가까이 급락했지만, 현재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충격이 반영된 상태"라며 "조선·방산업 등 미국 신정부 정책 수혜 업종의 실적 개선 기대가 주가 추가 하락을 제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기금리 역시 금리 인하 기대가 선반영돼 있어 하락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한은은 "미국 관세정책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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