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현대자동차가 북미에 이어 인도에 1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현지 생태계 확장을 본격화한다.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기업공개(IPO)를 발판 삼아 서남아시아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5일 인도 뭄바이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법인 이사회는 전날 694억 루피(약 1조1902억원)를 투자해 툴링센터를 설립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타밀나두주 첸나이 1·2공장 인근에 들어설 확률이 높다.
툴링센터에서 스탬핑 도구와 자동차용 패널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 곳에서 만들어진 부품은 첸나이 1·2공장으로 옮겨져 조립된다. 툴링센터는 현대차의 인도 내 공급망을 안정화하고 제조 역량을 강화하는 데 주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새로운 툴링센터를 통해 인도 정부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전략에 발 맞추며 현지에서 부품 생산부터 완제품 조립까지 전 과정의 생산 기반을 강화한다. 이를 통해 원가 절감과 공급망 안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다. 또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고품질 부품을 적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 수출 경쟁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1996년에 인도법인을 설립하며 진출한 현대차는 첸나이 1·2공장과 작년 제너럴모터스(GM)으로부터 인수한 푸네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첸나이 공장에서는 △i20 △아우라 △투싼 △엑스터 등 다양한 종류의 자동차를 생산한다. 올 초 인도산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크레타EV도 판매를 개시했다. 향후 SUV 라인업을 확대하고 인도산 첫 전기차도 출시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인도 시장을 겨냥한 가솔린 모델을 최소 2종 이상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작년 인도법인이 현지 증시에 상장하며 33억 달러(약 4조8503억원)를 조달했다. 확보한 자금을 통해 오는 2032년까지 인도 시장에 3200억 루피(약 5조4815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SUV와 전기차 중심의 신제품 개발과 첨단 기술 연구개발(R&D) 역량 확대한다는 목표다. 현지 생산능력도 오는 2028년까지 연산 110만 대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본보 2024년 10월 10일 참고 현대차, 2028년 인도공장 年 110만대 생산체제…'10만대' 늘어>
한편 현대차는 북미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실시한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전기 제철소 건설 등에 오는 2028년까지 4년 간 미국에 210억 달러(약 30조원)의 전략적 대미(對美) 투자를 집행한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86억 달러 △부품·물류·철강 61억 달러 △미래산업 에너지 63억 달러를 각각 투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