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스타트업 '텐서오페라 AI(TensorOpera AI)'와 협력해 멀티모달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스마트폰에서 바로 구현하는 혁신에 한 발 더 다가섰다. 클라우드 의존도를 줄이고 보다 빠르고 개인화된 모바일 AI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텐서오페라는 삼성전자 엑시노스 프로세서 기반 모바일 기기에서 AI 기능을 실행하는 소프트웨어인 '멀티모달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멀티모달 생성형 AI는 텍스트, 이미지, 음성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하는 보다 고도화된 기술이다.
텐서오페라와 삼성전자는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전자 박람회 'CES 2025'에서 멀티모달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 기술 시연을 실시했다. 정식 탑재 여부와 출시 일정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추후 엑시노스 칩 기반 갤럭시 S시리즈 등 스마트폰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AI는 텍스트, 이미지, 음성 등 단일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반면 멀티모달 AI는 이들을 동시에 처리, 사용자의 다양한 요구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적용되면 △음성 명령을 통한 이미지 생성 △촬영한 사진 분석해 자동 설명 제공 등 보다 직관적이고 창의적인 AI 활용이 가능하다. CES에서는 AI 기반 사진 편집, 실시간 음성-텍스트 변환, AI 금융 분석 기능 등을 시연해 큰 관심을 받았다.
클라우드 서버에 의존하지 않고 스마트폰에서 직접 AI를 구동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를 실현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스마트폰에서 로컬로 AI를 처리함으로써 클라우드 의존도를 줄이고, 인터넷 연결 없이도 AI 활용이 가능해 빠르고 효율적인 AI 처리를 제공한다. 사용자의 개인 데이터가 외부 서버로 전송되는 것을 막아 개인 정보를 보호하고 맞춤형 AI 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
텐서오페라는 '체인오페라 AI 터미널 앱(ChainOpera AI Terminal App)'과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AI 에이전트 네트워크를 개발해 클라우드, 엣지, 디바이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기술도 선보였다. 이 네트워크는 1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했으며, 기존 AI 서비스 대비 10배 낮은 비용으로 고성능 AI 기능을 제공한다.
송기봉 삼성전자 미주법인 연구개발(R&D)센터 SVP는 "CES 2025에서 진행된 협업 데모는 고급 멀티모달 생성 AI 애플리케이션이 모바일 기기에 원활하게 통합돼 삼성 엑시노스 모바일 칩을 기반으로 사용자 개인 정보를 존중하는 보다 스마트하고 개인화된 AI 솔루션의 길을 여는 방식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살만 아베스티메르 텐서오페라 회장은 "삼성전자와의 협업은 AI의 미래를 보여주며, 모바일과 클라우드 기술의 시너지를 통해 더욱 스마트하고, 안전하며, 깊이 개인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생성형 AI가 계속 발전함에 따라 우리는 하이브리드 배치가 전 세계 사용자들에게 그 잠재력을 완전히 발휘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