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등용 기자] 인도네시아의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저축액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재정·환율 불안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31일 OK금융 인도네시아 법인인 'OK뱅크 인도네시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저축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OK뱅크 인도네시아는 “구매력 감소로 인해 고객들이 생필품이나 보다 필수적인 품목으로 소비를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거래 패턴의 변화로 반영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엔터테인먼트나 레스토랑 같은 카테고리의 소비는 감소한 반면 식료품이나 가정 필수품 같은 카테고리는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인도네시아 경제는 지난해 4분기까지만 해도 전년 대비 5.02% 성장하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공식 목표치인 5.2%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광업(3.95%) △제조업(4.89%) △통신(7.45%) △도매·소매업(5.19%) △부동산(2.97%) △교육(2.95%) 부문이 전체 성장세를 견인했다.
하지만 군부 출신 대통령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취임 후 포퓰리즘 정책이 이어지며 재정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1월 전국 초·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시작했으며, 2월부터는 전 국민 무료 건강검진도 시행했다.
설상가상으로 환율 불안도 겹쳤다. 미국 달러 대비 인도네시아 루피아는 지난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으며, 자카르타 종합주가지수도 올 들어 10% 넘게 빠졌다.
최근에는 수비안토 정부의 군 겸직 금지법 개정 추진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화하며 하나은행 반둥 지점이 불에 타기도 했다. 군 겸직 금지법 개정은 현역 군인이 민간 영역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