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폭탄 관세에도 불구하고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미국 가격 동결 행보에 가세했다. 앞서 현대자동차와 토요타, 혼다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와 비슷한 행보로 현지 소비자 이탈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에서 판매하는 2025년형 모델 전체 라인업에 대한 가격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에 따른 수익성 저하보다 소비자 부담 증가를 더 우려했다는 설명이다.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다만 벤츠는 가격 동결의 구체적인 기간은 명시하지 않았다. 관세 여파에 따라 향후 가격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업계는 벤츠의 이번 결정은 당분간 가격 경쟁력을 유지, 소비자 이탈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경쟁 브랜드가 가격을 동결한 상황에서 홀로 인상에 나설 경우 시장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가운데 구체적인 판매 가격 동결 기한을 밝힌 것은 현대차가 유일하다. 현대차는 오는 6월 2일까지 가격 인상은 없다고 못박았다. 토요타와 혼다도 가격 동결 방침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시한은 공개하지 않았다.
BMW 역시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BMW는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일부 모델, 예컨대 3시리즈와 2시리즈 쿠페, M2에 한해 가격을 동결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율 관세가 적용되면서 미국 자동차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제조사들이 단기적으로는 소비자 신뢰를 지키기 위해 가격을 억제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관세 여파에 따른 가격 정책을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일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완성차에, 오는 5월 3일부터는 자동차 부품에 각각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는 영구적”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예외 인정 및 지속 기간을 둘러싼 변동성이 여전하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