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HD현대가 지주사 체제 이후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 조선과 전력기기 사업 모두 호실적을 거두며 실적 확대에 기여했다.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으로 조선·방산 부문의 수혜를 노리는 한편, 향후 정책을 면밀히 살펴보고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HD현대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7조869억원, 영업이익 1조2864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 62.1% 급증하며 2017년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실적 공신은 조선과 전력기기 부문이다. HD현대의 조선·해양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1분기 영업이익이 85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6.3%나 뛰었다. 조업일수 감소에도 생산성 향상과 건조 물량 증가, 고부가 선박 매출 비중 확대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주력 사업인 애프터마켓(AM) 사업을 비롯해 친환경 개조, 디지털솔루션 등 전 부문이 고루 성장하며 전년 동기보다 61.2% 늘어난 83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 추세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69.4% 증가한 2182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글로벌 수요 부진 여파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7%, 26.3% 감소한 1조9668억원과 1201억원에 그쳤다. HD현대오일뱅크는 정제마진 하락으로 1년 사이 영업이익이 89.9% 급락해 311억원을 기록했다. HD현대로보틱스 또한 적자가 지속됐다. 모바일로봇 원재료 매몰 비용과 해외 재고 등 사업 중단 관련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영향이다.
HD현대는 향후 적자 사업의 수익성 개선에 힘쓰고 호실적을 이어갈 계획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원가 개선, 고마진 제품 판매 등 적극적으로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4월에 3000억 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서 부채비율 관리에도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관세 리스크에 대해서는 "HD현대그룹은 상대적으로 미국 관세에 자유로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면서 "조선, 방산 쪽은 오히려 중국이 견제받는 형국이어서, 한국 업체들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건설기계 부문의 수요 감소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우려하지만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나아질 것으로 보이고, 그 전에라도 관세를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