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호주법인이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대의 '타깃'이 됐다. 이스라엘에 무기를 제공한 현지 방산 기업과 협력하며 수많은 민간인 학살을 묵인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27일 독일 영상 콘텐츠 기업 IMAGO와 '자유 팔레스타인 연대(Free Palestine Coalition – Naarm)'에 따르면 이 단체는 지난 25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공급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한화는 한국인의 수치다' '집단학살에 무기 지원을 중단하라(STOP ARMING GENOCIDE)'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호주법인을 향해 행진했다.
이번 시위를 주최한 자유 팔레스타인 연대는 한화와 이스라엘 방산 업체 '엘빗 시스템즈(이하 엘빗)'의 협력을 비판했다. 호주 장갑차 사업을 따낸 후 이스라엘 최대 무기 공급사와 약 6억 달러(약 8200억원) 상당의 계약을 체결했다는 지적이다. 엘빗이 만든 무기는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에 활용된다며 한화에 협력 중단을 요구했다.
또한 이 단체는 2024년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호주법인을 상대로 무기 공급 반대 캠페인을 전개했다고 밝혔다. 그해 9월 '엘빗, 빅토리아에서 퇴출(Elbit Out of Victoria)' 캠페인을 시작으로 '무기를 아발론에서 몰아내자(Weapons Out of Avalon)'는 시위도 현지법인 앞에서 열었다며, 이는 한화의 행보에 맞서 싸우는 국제적 연대를 이끌어냈다고 강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한 한국 방산 기업들은 이스라엘과의 무기 거래 의혹으로 한국에서도 비난을 샀었다. 유엔 국제무역 통계인 컴트레이드(UN Comtrade)에 따르면 한국은 가자 전쟁이 발발한 2023년 10월부터 2024년 9월까지 1년간 이스라엘에 최소 90만 달러(약 10억원)의 무기를 수출, 전체 수출국 중 8위에 올랐다. 이에 참여연대를 비롯한 국내 시민단체들은 이스라엘에 살상무기 판매를 멈춰야 한다는 성명서를 잇달아 발표했었다. 한국에 이어 호주에서도 시위가 지속되며 한화 현지법인은 압박을 받게 됐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호주법인은 호주 방산 시장 진출을 위해 2019년 1월 설립됐다. 2021년 호주군의 차세대 자주포에 이어 2023년 장갑차 사업을 따내며 질롱시에 생산거점도 지었다. 작년 10월 완공해 K9 자주포의 호주형 모델인 AS9와 K10의 호주 모델 AS10 탄약운반차 양산에 돌입했다. 2027년까지 AS9와 AS10 각각 30문, 15대를 생산해 호주 육군에 공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