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호주에 오세아니아 지역 첫 통합 기술개발센터 설립을 추진한다. 글로벌 연구개발(R&D)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차량 기술 경쟁력을 높여 현지 시장 공략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호주 시드니에 '호주기술센터' 설립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3~5년에 걸친 중장기 전략의 일부로 진행될 기술센터는 △내구성 △험로·오프로드 △4륜구동 등 연구개발(R&D)역량 강화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직원 교육 등 현지화 전략에 활용될 예정이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기술 역량 강화를 위한 전방위 전략의 일환일뿐 실제 설립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지 법인의 아이디어 제안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데이미언 메러디스 기아 호주법인 총괄 매니저는 "호주에서 사업을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요건에 대한 아이디어를 도출한 결과 기술센터를 설립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왔다"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브랜드를 진정으로 발전시키려면 기술적인 측면에서 오랜 기간 동안 운영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센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호주기술센터 설립 배경에는 기아 호주법인이 주도한 픽업트럭 ‘타스만’ 개발 경험에서 비롯됐다. 타스만 개발 과정에서 기아 호주법인과 경기 화성 남양종합기술연구소는 물길 테스트와 액세서리 동시 개발 등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협업을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그룹과 기아 양측은 새로운 기술과 노하우를 습득했으며, 이같은 협력 경험은 오세아니아 시장에 특화된 연구 필요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호주기술센터가 설립되면 오세아니아 지역 첫 R&D 거점으로, 글로벌 연구개발(R&D)네트워크 확장과 현지화 강화가 동시에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 포티투닷(FortytwoDot)의 R&D 거점도 호주에 위치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현재 6대 권역의 글로벌 R&D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는 한국 남양기술연구소·환경기술센터·한국중앙연구소를 중심으로 △미국 미시간주 △유럽(독일) △일본 △인도 △중국에 기술센터를 두고 차량 개발·디자인과 현지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기아는 △한국(남양) △미국 캘리포니아주 △유럽(독일) 등에 디자인·기술 연구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호주 시장에서 동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아는 지난 7월 한 달 동안 타스만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을 앞세워 7402대를 판매하며 '톱3'에 올랐으며, 현대차는 투싼과 코나에 힘입어 총 6687대를 판매, '톱5'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