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민단속'…호세 무뇨스·성 김 사장 등 현대차 미국통 리더십 시험대

美당국, 수개월 전부터 준비…사전 파악 못해
현대차 리더십 미국통 전진 배치·강화 무색

[더구루=홍성환·김은비 기자] 현대차그룹이 미국 합작 배터리 공장(HL-GA 배터리 회사) 건설 현장에 대한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작전은 여러 연방기관이 수개월 동안 치밀하게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그룹이 호세 무뇨스 사장과 성 김 사장 등을 비롯해 '미국통'을 대거 전진 배치하며 미국 대관 능력을 강화해 온 것이 무색해졌다. 현대차그룹 미국 라인 리더십이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무것도 몰랐던 현대차…급습 3일전 법인장 교체

 

8일 현대차 등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 등 미국 당국은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 대한 이민 단속 작전을 벌여 한국인 300여명을 포함해 475명을 체포·구금했다.

 

이번 단속은 현대차그룹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조차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을 정도로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ICE와 HSI 급습이 있기 불과 3일 전인 지난 1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법인장을 교체했다. 이는 사전에 단속과 급습 여부를 전혀 인지 못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하지만 미 당국은 현대차가 지난 3일 미국 8월 판매 실적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을 당시 이미 수색영장을 확보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영장 없이 대규모 이민 단속을 벌여 논란을 빚은 사례들과 달리, 사전 준비를 통해 작전을 수행했다는 것.

 

실제로 단속을 주도한 HSI 스티븐 슈랭크 특별수사관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이번 작전은 단순한 이민 단속이 아니라 수 개월간 진행한 형사 수사의 일환"이라며 "인터뷰와 증거 수집, 문서 확보 등을 통해 수색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 호세 무뇨스·성 김 사장 등 미국통 ‘시험대’

 

현대차그룹은 미국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그동안 북미 대관 업무를 꾸준히 강화해 왔다. 지난해 호세 무뇨스 최고운영책임자(COO)를 현대차 사상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한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지난 2023년 12월 성 김 전 주한 미국대사를 고문역으로 영입한 후 지난해 11월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김 사장은 미 국무부 및 대사 재직 시절 쌓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대미 투자 발표에 핵심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4월 드류 퍼거슨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사진)을 HMG워싱턴사무소장으로 선입했다. 퍼거슨 신임 사무소장은 공화당 소속의 미국 조지아주 4선 연방하원의원 출신으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은 2023년 8월 글로벌정책실(GPO)을 신설하고, 지난해 2월 이를 독립 사업부로 격상시켰다. GPO는 외교관 출신 김일범 부사장이 총괄하며 해외 정부와의 소통 채널을 다각화했다. 대관 인력도 대폭 확충했다. 미국 정·관계 로비 자금 추적 비영리단체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소속 미국 등록 로비스트는 2021년 30명에서 2024년 40명으로 증가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이미 수개월 전부터 불법체류자 단속을 준비해 왔음에도 현대차그룹 미국 라인은 이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는 측면에서 미국 리더십이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고 지적했다.

 

 

◇美 당국 급습한 공장 어떤 곳

 

'HL-GA 배터리공장'은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6조원을 투자해 건설 중인 배터리 생산시설이다. 연간 약 30GWh(기가와트시), 전기차(EV) 약 30만대 분량의 배터리셀을 양산할 수 있는 규모로 짓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한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셀은 HMGMA 부지 내에 있는 현대모비스로 옮겨져 배터리팩으로 제작된다. 이 배터리팩은 HMGMA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등 현대차그룹의 미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 전량 공급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생산 차량에 최적화된 배터리셀을 현지 조달해 고효율·고성능·안정성이 확보된 높은 경쟁력의 전기차를 적시에 생산, 판매할 계획이다.

 

한편, 미국 ICE와 HSI 등 미국 당국은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서배나에 위치한 현HL-GA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한국인 300여명을 포함해 475명이 체포·구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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