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 타이페이(대만)=오소영 기자] LG전자가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 타이완'에 등판했다. 현지 유통사를 통해 반도체 기판용 레이저 다이렉트 이미징(LDI) 노광 장비 4종을 선보였다. 세계적인 파운드리 제조사 TSMC를 비롯해 대만 반도체 고객들을 겨냥한 행보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빠르게 성장하는 반도체 장비를 미래 성장축으로 키우겠다는 조주완 LG전자 사장의 밑그림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생산기술원(이하 LG생기원)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세미콘 타이완 2025'에서 반도체 기판용 LDI 노광장비를 선보였다. 대만 유통사 '타이탄세미(Titan Semi)'의 부스에서 LDI 장비 포트폴리오를 소개하고 잠재 고객사를 대상으로 홍보에 나섰다.
LDI 노광장비는 반도체 웨이퍼에 미세한 회로 패턴을 새기는 데 필요한 장비다. 초미세 회로 구현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LG생기원은 디스플레이 패널 제작에 쓰던 LDI 노광장비를 반도체 시장을 겨냥해 상용화했다.
LG생기원이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인 장비는 총 4종이다. △1.5마이크로미터(㎛) 해상도의 'UHQ-1' △2.0㎛ 해상도의 'UHQ-4K'와 'UHA' △3.0㎛ 해상도의 'HQ-3'다. 이들 장비는 초고정밀·초고해상도의 광학 기술로 미세한 패턴을 기판 위에 정확히 투사하고 진동이나 충격에도 흔들림이 없다는 장점을 지녔다. 노광 공정에서 생긴 오류나 왜곡을 실시간으로 보정 가능하다. LG생기원은 응용처로 디스플레이, 인쇄회로기판(PCB), 실리콘 인포터저 위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여러 칩을 하나로 패키징하는 2.5D 패키징 등을 들었다.
LG생기원은 LDI 장비 4종을 출시하고 본격적으로 반도체 장비 시장을 공략한다. 특히 반도체 강국인 대만에 진출해 TSMC의 공급망 진입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반도체 장비를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다. AI의 확산으로 첨단 반도체 패키징 장비 시장이 커지고 있어서다. LG전자가 잘하는 냉난방공조(HVAC) 솔루션에 반도체 장비까지 묶어 'AI 붐'에 올라타겠다는 전략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최근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을 통해 반도체 장비 사업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미국발 냉각 솔루션 수주 소식을 전하며 "AI의 급속한 확장은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장비 등 핵심 인프라에 대한 수요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과 차세대 반도체 장비 등 2가지 분야에서 새 기회를 포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LG생기원의 주도로 반도체 장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LDI 노광 장비와 함께 반도체 유리기판용 글라스관통전극(TGV) 레이저 및 검사 장비, HBM용 검사 장비, 기판 및 HBM 접합 장비(본더)를 연구 중이다.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이브리드 본더 장비 시장에도 뛰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