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의 스마트 반지 '갤럭시 링'에서 배터리가 착용 중 갑자기 팽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웨어러블 기기의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며 삼성전자의 글로벌 신뢰가 시험대에 올랐다.
테크 리뷰어 다니엘 로타 씨는 29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에 "갤럭시 링 배터리가 손가락에 낀 상태에서 부풀기 시작했다"며 "이제 반지를 뺄 수 없고 통증이 있다"고 밝히며 갤럭시 링 내부 배터리가 부풀어 오른 사진을 올렸다.
비행기에 탑승하기 직전 발생한 배터리 팽창은 공항에서도 문제를 일으켰다. 부풀어 오른 기기가 안전 위험으로 간주돼 그는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고 현지에서 하루를 더 머물러야 했다. 반지를 빼내기 위해 비누, 물, 핸드크림 등을 시도했으나 효과가 없었고, 결국 의료진이 윤활제와 얼음을 활용해 반지를 제거했다는 게 로타 씨의 설명이다.
그는 "갤럭시 링을 지난 1월부터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배터리가 하루 반 정도밖에 가지 않았다"며 초기의 7일 지속 시간과 큰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스웰링(팽창)은 리튬 배터리 내부 가스 축적이나 열 발생으로 인한 알려진 현상이다. 이 사건은 온라인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로타의 글은 수백만 회 이상 조회됐다.
삼성전자는 로타 씨와 직접 접촉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조만간 해당 갤럭시 링을 수거해 배터리 팽창 원인에 대한 정밀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갤럭시 링은 삼성전자가 작년 7월 출시한 스마트링이다. 손가락에 착용해 심박수·산소포화도·피부온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삼성전자는 80분 충전으로 최대 7일간 지속되는 배터리 성능을 내세워 제품을 홍보해왔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링에 탑재된 초소형 휘어지는 배터리를 중국 스타트업 '에버파워(Everpower, 헝타이테크 계열)’으로부터 공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물량 40만~50만대에도 해당 배터리가 전량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낮은 단가의 중국산 배터리를 활용해 가격 경쟁력 확보가 목적이었다는 해석이 나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