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LG그룹과 SK그룹이 올해 3분기 중국에서 배터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핵심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대규모 특허를 확보하며 기술 경쟁력을 강화했다. 외부 파트너와의 공동 출원을 통한 실용화·생산성 개선 기술이 눈에 띄며 현지 사업 적용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현대자동차·기아, 일본 키옥시아, 오스트리아 AVL 등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차세대 배터리와 반도체 핵심 기술을 확보하며 협력 성과를 구체화했다. 이를 통해 배터리와 반도체 분야에서 핵심 기술 상용화 연결고리를 넓히고 글로벌 기술 선점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3일 중국 국가지적재산권국(CNIPA)에 따르면 CNIPA는 9월 한 달 동안 LG그룹과 SK그룹 계열사가 출원한 특허 각각 424건과 69건을 승인했다. 올해 3분기로 확대하면 LG그룹은 1732건, SK그룹은 260건의 특허를 확보하며 중국 내 기술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 LG엔솔, 글로벌 협력으로 배터리 핵심 기술 강화
LG그룹은 △LG전자(160건) △LG디스플레이(22건) △LG이노텍(32건) △LG화학(30건) △LG에너지솔루션(175건) △LG생활건강(4건) △LG경영개발원(1건) 등 7개 계열사가 지난달 특허를 승인받았다. 7월(610건)과 8월(698건) 대비 승인받은 특허 수는 다소 감소했지만, 핵심 기술력과 리더십은 강화됐다.
가장 주목되는 성과는 외부 파트너와의 공동 출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기아와 '차량용 배터리 팩 구조(특허번호 CN120565966A)' 특허를 공동 출원했다. 이 기술은 배터리 팩의 하부·상부 케이스와 엔드 플레이트를 관통하는 모듈 고정 볼트 및 연결 지지대 구조를 규정하며, 조립 안정성과 모듈 교체 편의성을 높인다. 완성차 탑재 시 조립 신뢰도가 높아지고, 정비·교체 비용과 시간이 줄어드는 효과가 기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스트리아 자동차 부품 업체 'AVL'과도 협력해 '배기 시스템을 구비한 배터리 에너지 저장 장치(특허번호 CN120693739A)'와 '배터리 에너지 저장 장치(특허번호 CN120660231A)' 특허를 승인받았다. 배기 경로와 열 방출 요소를 포함한 설계 기술로, 대형 저장장치 및 차량용 팩에서 열 축적과 국부 과열로 인한 성능 저하를 방지한다. 이를 통해 현장 운용 안정성을 높이고 유지보수 비용을 낮출 수 있다.
◇ 전고체 배터리부터 웨어러블까지 기술 확보 '속도'
LG에너지솔루션은 전고체 전지 및 리튬계 소재 관련 특허도 다수 확보했다. 전고체 전지, 음극 조립체 및 그 제조 방법(특허번호 CN120731527A),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 및 전고체 전지(특허번호 CN120731523A) 등 전해질·음극·양극 소재와 제조 방법 관련 특허들은 전지 내부 소재의 화학적·기계적 안정성을 높여 에너지 밀도, 안전성, 수명을 동시에 개선한다. 해당 특허들은 셀 단계 수율 개선과 팩 설계 안전성을 확보하고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 제품 주행거리와 신뢰도를 향상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스마트 안경 관련 전자 장치(특허번호 CN120344896A)' 특허를 통해 웨어러블 디스플레이와 인쇄회로기판(PCB) 전력 설계 기술을 확보하며 스마트 디바이스 경쟁력을 강화했다. LG디스플레이는 박막트랜지스터(TFT) 기반 디스플레이(특허번호 CN120659386A)와 야광표시장치(특허번호 CN120693013A) 등 차세대 OLED·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을 확보해 해상도 향상과 저전력 성능 개선을 도모했다.
이밖에 LG화학은 리튬 이차전지 양극 활물질(특허번호 CN120731364A)과 탄소 나노튜브 분산액(특허번호 CN120659757A) 등 소재 기술 특허를 통해 배터리 및 첨단 소재 경쟁력을 강화했다. LG이노텍은 자율주행차용 라이다(LiDAR) 동적 검출 임계값 시스템(특허번호 CN120731123A)과 카메라 모듈(특허번호 CN120641804A) 특허를 확보하며 모바일·자동차 응용력을 높였다.
◇ SK, 차세대 메모리·전고체 배터리·재활용 기술 선점
SK그룹은 △SK하이닉스(33건) △SK이노베이션(4건) △SK온(30건) △SK지오센트릭(1건) △SK㈜(1건) △SK케미칼(1건) △SK엔펄스(1건) 등 7개 계열사가 지난달 특허를 승인 받았다. 7월(83건)과 8월(108건) 대비 감소했으나, 배터리와 반도체 분야에서 핵심 기술 확보에 집중했다.
SK하이닉스와 일본 키옥시아가 공동 출원한 '자기 저장 소자(특허번호 CN120659523A)'는 비자성층과 강자성층을 교차 적층하는 다층 구조로, 자기 저장 소자의 구조 안정성과 기록 밀도를 동시에 높인다. 이를 통해 고밀도 저장장치 설계가 가능하며 서버·스토리지 등 고집적 메모리 수요가 많은 분야에서 용량 대비 성능과 신뢰성을 개선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단독으로도 실리콘 관통 비아(VIA) 결함 검출용 메모리 소자(특허번호 CN120656522A), 반도체 소자 제조 방법(특허번호 CN120692854A), 이미지 센싱 장치(특허번호 CN120614888A) 등 단말·검증·이미지 기술 관련 특허를 손에 넣었다. 이 기술들은 공정 수율과 제품 신뢰성을 높여 생산 단가 절감과 고성능 제품 경쟁력 향상에 기여한다.
SK온은 전고체 리튬 이차 전지 복합 양극(특허번호 CN120693704A)과 전극 검사 시스템(특허번호 CN120584279A) 등의 특허를 확보하며 전극 물성 최적화와 검사 장비 기술을 적용해 셀 제조 단계에서 결함을 줄이고 품질 보증 체계를 강화했다. 이를 통해 양산 시 불량률을 낮추고 고객사 납품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지오센트릭이 출원한 특허는 친환경·재활용·소재 분야에 집중돼 있다. '리튬 이차 전지에서 활성 금속 회수(특허번호 CN120600967A)'와 '복합 분리막(특허번호 CN120637781A)' 관련 기술은 배터리 재활용 공정과 분리막 성능 개선에 활용될 수 있으며, 자원 순환과 배터리 안전성 측면에서 산업적 가치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