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유럽연합(EU)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를 중단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심사에 어려움이 따르자 잠정 유예한 것이다.
EU 규제당국은 지난 1일(현지시간)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간 기업결합 조사를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공지문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고객 및 경쟁·공급업체 등 시장 참여자의 질의서 답변 제출 등 정보 수집에 어려움이 있다"며 "모든 EU 위원회의 업무 또한 지난달 16일 이래로 취해진 원격 근무 조치로 인해 정보 및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접근 및 정보 교환이 제한됨에 따라 심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12월 현대중공과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한 심층 심사를 개시했다. 현재 2차 심사 단계로, EU 집행위원회는 오는 5월 7일까지 기업결합이 시장 경쟁을 크게 저해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여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었다.
EU 외 심사가 진행 중인 곳은 싱가포르와 일본 등이다. 싱가포르는 기업결함 1차 심사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2차 심사에 돌입했으며, 일본 공정취인(거래)위원회는 지난달 19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대한 본심사 2차에 돌입했다. <본보 2020년 3월 20일 참고 [단독] 일본 경쟁당국, 현대중공업-대우조선 기업결합 2차 심사 개시>
6개국에서 본격적으로 기업결합심사를 받고 있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지난해 10월에는 카자흐스탄에서 첫 승인을 받았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일시적인 유예 상황에서도 EU집행위원회와 건설적인 대화를 이어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각국은 자국 내 지원금 지급을 준비하고 있다"며 "EU집행위원회도 EU 관련 국가의 지원금 승인에 집중하기 위해 진행 중인 주요 합병 심사를 유예한 상태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산 두 회사간 인수합병금액은 18억 달러(약 2조1500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