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포스코의 자회사 SNNC가 독일 엔지니어링 업체 SMS로부터 니켈 정제 공장에 필요한 장비를 확보했다. 고품질 니켈매트를 생산해 포스코의 신성장동력인 '배터리 소재' 사업에 힘을 보탠다.
SMS는 지난 12일(현지시간) "SNNC로부터 니켈매트 장비 수주에 성공했다"라고 밝혔다. SMS는 스테인리스강의 주원료인 페로니켈에서 철을 제거하고 니켈 순도 75% 수준인 중간 생산물 니켈매트로 변환하는 PSC(Peirce-Smith converter)를 납품한다. 액체황 주입 시스템을 공급하고 오픈 가스 후드·야금 공정의 설계·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SNNC는 장비를 받아 전남 광양시 니켈 정제 공장에 설치할 계획이다. SNNC는 지난달 전남도, 광양시 등과 니켈매트 생산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585억원을 쏟아 2023년부터 공장을 가동하고 연간 2만8000t의 이차전지용 니켈매트를 생산한다.
SNNC는 포스코와 뉴칼레도니아 니켈 광산회사인 SMSP가 2006년 설립한 합작사로 페로니켈을 제조해왔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커지면서 페로니켈 일부를 고순도 니켈매트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지난 1월 13일 포스코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SMS와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는 2015년 SMS와 CEM(Compact Endless casting and rolling Mill) 기술 라이선스·공동 마케팅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2020년 광양제철소에 들어갈 고강도 후물 권취기(유니 플러스 코일러)도 SMS로부터 조달했다. 과거 협력 경험을 토대로 니켈매트 생산의 핵심 장비들을 공급하며 SNNC의 사업을 조력할 것으로 보인다.
SNNC가 공장 건설에 매진하며 포스코의 배터리 소재 밸류체인이 강화될 전망이다. 포스코는 SNNC가 생산한 니켈매트를 정제해 순도 99.9% 이상의 이차전지용 고밀도 니켈을 만들어 포스코케미칼 등에 판매할 방침이다. 포스코케미칼은 니켈을 활용해 양극재를 생산한다.
포스코는 2030년 니켈 10만t, 리튬 22만t 자체 공급을 목표로 잡았다. 양극재·음극재 93만t 생산 체제를 구축해 배터리 소재 시장에서 점유율 20%, 연 매출 23조원을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포스코는 2024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 공장을 짓고 있다. 초기 연간 2만5000t의 수산화리튬을 생산하고 2028년까지 생산능력을 최대 10만t 규모로 확장한다. 작년 5월에는 호주의 니켈 광업·제련 전문 회사인 '레이븐소프' 지분을 30% 인수했다.
포스코케미칼은 6월 양극재 광양공장의 증설을 마무리해 생산능력을 9만t까지 늘린다. 경북 포항 양극재 공장도 착공해 2025년 연간 6만t 규모로 완공한다. 세종 음극재 공장에는 연간 1만5000t의 생산라인을 추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