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손정의, 이재용 회동 앞두고 ARM 'CFO' 전격 교체…'쿠팡' 재무통 영입

ARM, '쿠팡 이사회 멤버' 제이슨 차일드 CFO로 선임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에서 재무 경력 쌓아
반도체 빅딜 지원 전망

 

[더구루=오소영 기자] 영국 ARM이 쿠팡 이사회 멤버인 제이슨 차일드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선임했다. 삼성전자의 참전이 예상되는 ARM 인수전에서 차일드 신임 CFO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ARM은 제이슨 차일드를 CFO로 임명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차일드 CFO는 30년 넘게 재무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전문가다.

 

1990년 IBM에서 회계 인턴으로 시작해 이듬해 미국 회계법인 아서앤더슨으로 옮겨 컨설팅 매니저로 7년간 일했다. 1999년부터 2010년까지 '이커머스 공룡'인 아마존에서 근무하며 글로벌 재무팀을 이끌었다. 재무부사장과 CFO를 지내며 50배에 달하는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2010년 세계 최초의 소셜 커머스 업체인 그루폰에 CFO로 영입됐으며 2017년 미국 부동산 플랫폼 업체 오픈도어로 이직해 CFO를 맡았다. 가장 최근에는 미국 빅데이터·정보보안 플랫폼 기업 스플렁크에서 CFO이자 수석부사장을 역임했다.

 

쿠팡과의 인연도 눈에 띈다. 차일드 CFO는 지난 4월 쿠팡 이사회 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됐다. <본보 202년 4월 19일 참고 [단독] 쿠팡, 이사회에 재무 전문가 영입…성장 재도약 '시동'> 사퇴 여부는 알 수 없으나 쿠팡 이사회 멤버인 차일드 CFO가 ARM의 경영진으로 합류하며 ARM과 삼성전자의 '빅딜'에 공을 세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쿠팡과 ARM은 '소프트뱅크'라는 공통분모로 엮여있다. ARM은 소프트뱅크의 자회사다. 소프트뱅크가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다. 쿠팡은 2018년까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30억 달러(약 4조원) 상당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를 고려하면 차일드 CFO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ARM 매각을 지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ARM은 세계적인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이다. 글로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설계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삼성전자와 퀄컴, 미디어텍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ARM은 소프트뱅크가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며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엔비디아가 인수를 추진했지만 주요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인텔과 퀄컴, SK하이닉스 등이 ARM 지분 인수 의사를 내비쳤다.

 

손 회장은 내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날 것으로 알려지며 업계에서는 삼성전자도 인수전에 가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ARM 인수는 삼성전자가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꼽은 시스템 반도체 사업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다. 현금도 충분하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 자산은 올해 2분기 기준 125조원에 달한다.

 

다만 단독 인수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엔비디아 때처럼 삼성전자의 경쟁사들이 특정 기업의 ARM 인수로 인한 독과점을 우려하며 반발할 수 있어서다. 다수 기업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에 들어가거나 ARM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때 소수 지분을 획득하는 방안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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