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회장 취임, 국민 '신뢰·사랑' 강조…"상징적 움직임" 평가

삼성 입사 31년 만에 공식 '회장'…부친 타계 2년만
주요 외신 일제 타전…경영 위기 속 해결 방안 '주목'
이재용 "어깨 무거워져…국민들의 응원 부탁"

[더구루=정예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승진 후 첫 포부를 밝히는 자리에서 국민들의 '신뢰'와 '사랑'을 강조했다. 주요 외신들은 앞다퉈 승진 소식을 보도하며 새로운 회장이 그려갈 '뉴삼성'에 대한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드러냈다. 

 

이 회장은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1심 속행 공판을 마치고 나오며 취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제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습니다"라며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신뢰받고 더 사랑받는 기업 만들어보겠습니다. 많은 국민들의 응원 부탁드립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외신들도 이 회장의 승진에 일제히 주목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 침체,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시기에 회장에 임명된 만큼 이 위기를 어떻게 대처하고, 길었던 리더십 공백을 채워 경영을 안정화할지 기대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 회장의 승진을 "상징적인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고 이건희 회장이 2014년 (와병으로) 입원한 이후 사실상 회장 역할을 수행해 온 것에 따른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라는 것이다. 매체는 "한국의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 공식적으로 창업주 3세에 의해 경영될 것을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회장이 삼성 설립 이래 가장 격동의 시기에 회사를 이끌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우려했다. 다만 그간 회사 경영에 참여하며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와 코로나19 등 국가 위기 때마다 구원 투수로 나섰던 ‘해결사’로서의 모습을 높게 사며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신은 "이 회장은 사실상 그룹 총수였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회장 승진이)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공식적인 직함은 삼성을 반도체와 생명공학 분야에서 영향력을 더 넓히려는 이 회장의 노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닛케이는 삼성을 둘러싼 경영 환경의 어려움에 대해 우려했다. 이같은 시기에 이뤄진 이 회장의 리더십이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반도체 사업 압박 등을 해결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더힌두도 이 회장의 회장 승진을 상징적이라고 평가하며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대처할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섞인 반응을 전했다. 매체는 "이 회장은 세계 최대 메모리 칩과 스마트폰 제조사 리더로서 가장 힘든 일을 헤쳐나가고 있다"며 "그는 고 이건희 회장이 심장마비로 쓰러진 2014년부터 부회장직을 맡아 삼성그룹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상징적"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이 부회장을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을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이사회는 글로벌 사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책임 경영 강화 △경영 안전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2012년 부회장이 오른지 10년 만에 공식적으로 '회장' 직함을 달게 됐다. 부친인 고(故) 이건희 회장이 타계한 지 2년 만이자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지 31년 만이다.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삼성그룹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된 이 회장은 사실상 경영 전반을 지휘해왔다. 하지만 잇단 사법리스크로 재판을 받고 구속되는 등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이어가기 어려웠다. 작년 8월 가석방된 뒤 올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돼 취업 제한 규정 등이 모두 풀리면서 이재용 체제의 신호탄을 쐈다. 이후 국내외 사업장을 찾아 현황을 점검하는 등 활발한 현장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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