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테슬라 美 충전 시장 장악력 확대에 '맞불'

미국 전기차 주요 공급지 중심 충전 인프라 조성 사활

 

[더구루=윤진웅 기자] 테슬라가 전기차에 이어 충전소 인프라까지 대폭 확충하며 세계 충전시장 장악에 나선 가운데 현대자동차·기아가 미국 전기차 주요 공급지를 중심으로 충전 인프라 조성에 적극 나서는 등 맞불을 놓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뉴욕과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뉴욕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 '현대크래들'을 통해 도심 도로를 따라 전기차 충전기를 배치하고 있다. 뉴욕 브루클린 지역 내 갓길 전기차 충전 시스템 시범 운영을 토대로 지속해서 충전 인프라를 늘려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커브사이드(갓길) 전기차 충전업체 잇츠일렉트릭(itselectric), 뉴욕 도시경제개발공사(New York City Economic Development Corporation, NYCEDC)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본보 2023년 4월 19일 참고 현대크래들, 뉴욕 도심에 EV 충전소 설치…뉴욕개발공사 '맞손'>

 

특히 현대크래들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특별 제작된 전기차 충전기를 선보인다. 연석을 따라 설치되는 만큼 완벽하게 분리가 가능한 충전 코드를 갖춘 콤팩트한 사이즈로 내놓을 예정이다. 또한 충전기 설치 지역 부동산 소유주에게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을 채택해 사업성도 확보했다.

 

기아는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충전 인프라 조성을 위한 방안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캘리포니아는 지난해 기아가 미국에서 판매한 전기차(2만8506대) 4분의 1이 공급된 주요 판매 지역이다. 캘리포니아 항만을 토대로 공급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충전 인프라 조성이 시급한 상태이다. 오는 2035년 캘리포니아주 전역에 120만 개 공공 충전 시설 설치를 목표로 중앙 정부 지원 등을 이끌어낼 방침이다. <본보 2023년 6월 14일 참고 “충전 인프라 지원” 윤승규 기아 부사장, 美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주문>

 

현대차·기아는 이들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지속해서 새로운 도심지에 충전 인프라를 제공, 많은 운전자들이 전기차로 전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전기차 기술 민주화를 이루겠다는 각오다. 무엇보다 세계 표준을 노리고 충전 인프라 확충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테슬라를 견제하겠다는 의도가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 전기차 충전소인 슈퍼차저는 현재 북미 지역에 1만2000대가 있다. 미국 포드에 이어 최근 제너럴모터스(GM)가 슈퍼차저를 사용하기로 합의하면서 테슬라의 충전 방식이 미국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테슬라는 애플 충전 단자처럼 자신들만의 전용 충전 단자를 사용하고 있다.

 

다만 업계의 전망은 다소 어둡다. 테슬라와 포드, GM 등 로컬 브랜드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전체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테슬라 충전 방식을 따르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테슬라는 급속 충전기의 명칭을 '북미충전표준'(NACS) 커넥터로 변경하고 이를 미국 정부와 함께 국제 표준으로 강력히 밀고 있다"며 "포드와 GM이 백기를 든 것처럼 현대차·기아 역시 테슬라 충전기 사용 합의에 나서는 것은 시간 문제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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