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공백 메우려는 우크라이나 원전 시장…韓·美·英 각축전

'전체 발전량 중 44% 차지' 원전 대규모 파괴
웨스팅하우스·홀텍 등과 원전 건설 협력
韓 대형 원전 건설 재개 사업 참여 가능성

 

[더구루=오소영 기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 이후 파괴된 원전 생태계를 복원한다. 미국을 주축으로 영국과 캐나다는 우크라이나 시장에 적극적으로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도 대·소형 원전 건설 사업에서 수주 기회를 엿본다.

 

18일 코트라 키이우무역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2월 러시아와의 전쟁 이후 전체 발전용량의 44%에 해당하는 원전이 파괴됐다. 유럽 최대 원전인 자포리자 원전(6000㎿)은 러시아군이 점령했다. 작년 9월부터 가동이 중단됐다.

이번 전쟁은 우크라이나의 원전 생태계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원전 산업의 상당 부분을 러시아에 의존해왔다. 소련식 원전 모델을 도입하고, 2000년 이전에는 핵연료 전량을 러시아 TVEL사로부터 조달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공백을 파고들며 우크라이나 시장 공략에 나섰다. 미국 웨스팅하우스는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 기업 에네르고아톰과 대형 원전 건설에 협력하고 있다. 웨스팅하우스의 3세대 원전 'AP 1000'를 도입해 총 9기를 지을 예정이다. 1기당 비용은 약 50억 달러(약 6조4000억원)로 추정된다.

 

또한 웨스팅하우스는 에네르고아톰과 2024~2025년 농축 우라늄 공급량을 늘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핵연료 생산·공급 협력도 모색한다. 에네르고아톰은 핵연료 수요의 절반을 자체 생산으로 채우고 남은 연료를 웨스팅하우스로부터 공급받을 예정이다. 양사는 핵연료 생산설비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이미 VVER-1000 연료 장치의 구성 요소 생산에 돌입했다. 2년 안에 VVER-440용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예상 투자액은 약 2000만~3000만 달러(약 250억~380억원)다.

 

미국 홀텍 인터내셔널은 우크라이나에 2029년 3월까지 최대 20기의 SMR-160 건설한다. SMR-160용 부품 공장 건설도 검토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영국·캐나다 회사들은 우크라이나에서 다양한 원전 사업 기회를 노리고 있다. 캐나다 카메코는 에네르고아톰과 우라늄 계약에 서명했다. 핵연료 생산에 사용될 천연 육불화 우라늄을 제공한다. 영국 롤스로이스는 우크라이나에 470㎿ 용량의 SMR 구축을 살피고 있다.

 

한국 업체들의 진출도 기대된다. 우크라이나는 한국의 원전 기술력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이나 프랑스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건설 기간이 짧고 비용이 저렴해서다. 업계는 한국이 체르노빌 원전 사고 여파로 1980년대 공사가 중단된 오데사 지역 내 원전 건설 재개에 참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SMR 회사와 협업해 우크라이나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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