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기아가 방글라데시에서 진행할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올해 초 현대자동차 방글라데시 반조립공장이 가동을 시작한 만큼 기아 역시 신남방 생산 벨트 구축을 위한 현지 공장 설립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방글라데시에서 새로운 사업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박영식 주방글라데시 한국대사가 최근 누룰 마지드 마흐무드 후마윤(Nurul Majid Mahmud Humayun) 방글라데시 산업부 장관과 현지 신규 투자 등을 놓고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언급된 내용이다.
박 대사는 "현대차는 이미 방글라데시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며 "또 다른 한국 유명 자동차 브랜드인 기아 역시 방글라데시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방글라데시에 대규모 산업공장을 설립하는 데 있어 한국은 충분히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지만, 현대차에 이어 기아 역시 현지 공장을 설립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파키스탄, 방글라데시를 잇는 신남방 생산 벨트를 구축하여 동남아 자동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방글라데시 자동차 시장은 연 3만대 규모로 일본과 인도 브랜드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현지 공장 설립을 토대로 자체 생산능력을 갖추고, 현대차와 힘을 합쳐 현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현지 공장 설립이 아닌 단순 투자 가능성도 제기된다. 방글라데시 정부가 자체 브랜드 자동차 제조를 위해 한국과의 협력을 희망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지 기업 핵심 조력자로 나서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실제 후마윤 장관은 이날 박 대사와의 회동 자리에서 "우리는 자동차 산업 인프라 부문에서 큰 진전을 이뤘으며 자체 브랜드 자동차를 제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그 만큼 투자할 분야가 많아 한국 투자자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1월 방글라데시 방가반두 셰이크 무지브 하이테크 파크에서 더 페어 테크놀로지-현대 공장(The Fair Technology-Hyundai factory) 준공식을 진행했다. 더 페어 테크놀로지-현대 공장은 현대차와 현지 대기업 페어그룹이 함께 설립한 자동차 반조립공장이다. 가지푸르 칼리아케르 지역에 2만4281㎡(약 7300평) 규모로 지어졌다. 페어그룹이 투자하고 현대차가 기술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추진됐다. <본보 2023년 1월 20일 참고 현대차, '年 1만대' 방글라데시 반조립공장 준공…신남방 생산 벨트 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