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이 지난 2월 중국에서 약 500건에 달하는 특허권을 확보했다. 글로벌 국가 간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내 특허 포트폴리오 강화에 특히나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현지에서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 한편 차세대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
5일 중국 국가지적재산권국(SIPO)에 따르면 SIPO는 지난달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이 2016~2023년 출원한 특허 총 463건을 승인했다. 지난 1월 560건의 특허를 허가한 데 이어 올해 두 달 연속 특허권을 대거 내줬다.
삼성전자는 274건의 특허를 확보하며 관계사 중 가장 많은 특허권을 인정받았다. △삼성디스플레이(150건) △삼성전기(26건) △삼성SDI(13건) 등이 뒤를 이었다. 삼성 관계사 전체를 합쳐 지난 2월 일 평균 약 16건의 특허권을 승인받은 셈이다.
삼성전자가 출원한 특허를 분야별로 나누면 반도체 관련 기술이 다수를 이뤘다. 메모리 반도체 설계·제조 방법과 패키징 기술은 물론 이미지센서, 발광소자, 데이터 처리 시스템 등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 웨이퍼 결함 검출과 데이터 처리 시스템 등에 대한 특허도 확보했다. 이밖에 인공지능(AI), 헬스케어, 무선 통신 시스템, 증강현실(AR)·가상현실(VR)기기, 로봇 등의 분야와 관련된 특허도 눈에 띄었다.
반도체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기술로는 '극자외선을 이용한 레지스트 패턴 형성 방법 및 이를 마스크로 이용한 패턴 형성 방법(특허번호 CN117518728A)'이라는 제목의 특허가 꼽힌다. 또 △비휘발성 메모리 장치 및 메모리 패키지(특허번호 CN117596880A) △리지드 플렉시블 인쇄회로기판과 이를 포함하는 전자 소자(특허번호 CN117501812A) △광섬유를 포함하는 웨이퍼 온도 센서 및 시스템(특허번호 CN117490872A) 등이 있다.
삼성전자는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할 헬스케어 관련 기술도 개발했다. '혈압 측정을 위한 웨어러블 전자장치 및 작동방법(특허번호 CN117500431A)'라는 제목의 특허는 웨어러블 기기에서 사용자의 자세 등 환경에 따라 혈압 정보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데이터를 지속 교정하는 방법을 담고 있다. 기존 출시해온 갤럭시 워치 시리즈 뿐만 아니라 향후 출시될 '갤럭시 링'에도 이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차량에 사용되는 발광 표시 장치와 영상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쓰이는 디스플레이 장치 기술에 대한 특허권을 얻었다. 특히 이번에는 △적외선을 이용해 생체 정보를 제공하는 디스플레이 장치(특허번호 CN117500330A) △웨어러블 혈압 측정용 전자장치 및 그 동작방법(특허번호 CN117500431A) 등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특허도 출원,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삼성SDI는 리튬이온배터리 제조 공정과 반도체 소재 기술, 삼성전기는 MLCC와 카메라 모듈, 인쇄회로기판 등에 대한 특허를 확보했다.
삼성은 중국에서 올해 1월과 2월에 걸쳐 벌써 1000건이 넘는 특허를 승인받았다. SIPO는 지난달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관계사 6곳이 출원한 특허 560건을 허가했다. 삼성은 중국에서 특허권을 강화하며 치열해지고 있는 기술 경쟁에 대비하고 향후 발생 가능한 특허 침해 소송 등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 <본보 2024년 2월 1일 참고 [단독] 삼성, 中 특허 1월에만 560건 승인...기술 경쟁력 '강력 드라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