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Verizon)'이 삼성전자와 손잡고 5G 속도를 대폭 향상했다.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인 버라이즌의 네트워크 환경 개선을 지원하며 양사 간 '5G 동맹'을 공고히하고 있다.
버라이즌은 7일(현지시간) 삼성전자, 미디어텍과 협력해 5G 다운로드 속도 시연에서 5.5Gbps(초당 기가비트)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분당 266개의 테일러 스위프트 앨범을 다운받고,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훌루(Hulu)에서 1시간에 콘텐츠 3056개의 에피소드를 스트리밍할 수 있는 속도다.
버라이즌은 삼성전자의 가상화무선접속망(vRAN) 솔루션과 다중 주파수 대역을 결합하는 기술이 적용된 미디어텍의 연결 플랫폼을 활용해 만든 실험 환경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또 '5G 단독모드(Standalone, SA) 코어(Core)' 기술을 통해 5G 데이터를 실행했다.
버라이즌은 5.5Gbps 속도를 구현함으로써 모빌리티 등 새로운 분야에서의 혁신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저대역부터 고대역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테스트를 실시해 얻은 결과인 만큼 모빌리티 뿐만 아니라 △산업용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클라우드 게임 등에서의 활용성도 기대된다.
버라이즌과 삼성전자, 미디어텍은 이번 테스트를 위해 두 가지 주파수를 하나의 대역처럼 사용할 수 있는 캐리어 애그리게이션(Carrier Aggregation) 기술을 적극 활용했다. 이를 통해 주파수분할송신(FDD)과 시분할송수신(TDD) 대역을 연동해 송수신 처리 방식을 개선했고, 6기가헤르츠(GHz) 미만의 서로 다른 6개 주파수 대역을 결합해 속도와 용량을 높였다. 6개 주파수 대역으로는 △350 MHz의 PCS(1.9 GHz) △850 MHz(저주파) △AWS(1.7 GHz~2.1 GHz) △CBRS(3.5 GHz) △C-밴드(3.7 GHz~4.2 GHz) 등이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버라이즌과 약 8조원 규모 통신장비 계약을 맺고 5G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당시 버라이즌은 5G 전국망을 구축하기 위해 삼성전자로부터 5G 중대역 기지국 장비, 다중입출력 기지국, 클라우드RAN 등을 납품받기로 했다. 이듬해 6월 처음으로 5G vRAN 상용화에 성공하며 각 기지국에 배포했다. 2022년에 버라이즌 기지국 1만 곳에 5G vRAN 솔루션을 제공한 데 이어 올해 2만 곳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본보 2022년 12월 14일 참고 삼성전자, 美버라이즌 5G 기지국 1만곳에 vRAN 기술 제공>
알록 샤(Alok Shah) 삼성전자 미국법인 네트워크 전략·비즈니스 개발·마케팅 담당은 "우리는 버라이즌, 미디어텍과 함께 이 업계를 선도할 테스트에 참여하게 돼 기쁘다"며 "삼성전자는 오랫동안 가상화와 5G의 힘을 활용해 전 세계 네트워크 성능을 향상시켜 왔으며, 5G SA는 개선된 확장성과 유연성을 포함한 흥미로운 잠재력을 추가해 버라이즌과 같은 운영자가 네트워크 비전을 실현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아담 코에페(Adam Koeppe) 버라이즌 기술 전략 담당은 "버라이즌의 목표는 오늘날 변화하는 세상에서 성공하는 데 필요한 최첨단 솔루션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기술의 경계를 넓히고 업계의 혁신을 주도해 고객이 버라이즌의 고객이 되는 것만으로도 항상 다음 단계보다 한 발 앞서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