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길소연 기자] 대만 선사 완하이라인(Wan Hai Lines, 이하 완하이)이 신조 발주한 메탄올 이중연료추진 컨테이너선을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으로 전환한다. 메탄올 연료 공급망이 불안정한 데다 LNG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13일 노르웨이 해운전문지 '트레이드윈즈(Trade Winds)'에 따르면 완하이는 지난해 10월 HD현대삼호와 삼성중공업에 발주한 1만6000TEU급 메탄올 이중 연료 컨테이너선 8척을 LNG 이중연료추진 방식으로 개조하는 방법을 논의중이다.
완하이는 컨테이너선 업그레이드를 위해 척당 3000만 달러(약 435억원), 총 2억4000만 달러(약 3480억원)을 지불할 예정이다.
완하이는 작년부터 HD현대삼호와 삼성중공업에 8척의 메탄올 추진선 주문을 검토해왔다. 양 조선소에 1만6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급 메탄올 이중 연료 컨테이너선 각각 4척을 발주하기 위해 건조의향서(LOI)도 체결했다. <본보 2024년 10월 29일 참고 대만 완하이, HD현대삼호·삼성重 메탄올 추진선 LOI...총 8척 '2조2400억원 규모'>
최근 대형 컨테이너 해운사들의 신조 사양은 LNG 이중연료 추진선으로 발주되고 있다. 지난 몇년 간 해운 산업의 탄소 절감에 대응해 메탄올 컨테이너선을 발주하더니 다시 LNG 추진선으로 바꿔 주문하고 있다.
완하이 외 대만의 또 다른 선사 에버그린도 '메탄올 공급난'에 액화천연가스(LNG)로 연료를 전환해 컨테이너선을 발주했다.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1척을 LNG 추진 컨테이너선으로 바꿔서 주문한다. <본보 2025년 1월 23일 참고 대만 에버그린, 메탄올 공급난에 LNG로 바꿔 컨테이너선 11척 발주>
'메탄올 선구자'인 덴마크 선사 머스크도 LNG 이중연료추진 컨테이너선으로 눈을 돌렸다. 머스크는 중국 조선소에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발주를 중단하고, 한국에 LNG 이중연료 엔진을 탑재한 컨테이너선을 주문했다. <본보 2024년 7월 18일 참고 중국에 실망한 머스크, 韓 조선소와 LNG 추진 컨선 12척 건조 '물밑협상'>
메탄올 추진선은 벙커C유만 쓰는 기존 배보다 탄소를 50% 줄일 수 있다. 탄소 배출 절감효과만 놓고 보면 20% 감축하는 LNG 이중연료 추진선을 압도한다. 그러나 선박에 연료를 공급하는 벙커링 시스템이 부족하고 LNG 보다 연료 가격이 비싸다.
생산과정도 친환경적이 않다. 메탄올은 천연가스나 수소 등에 높은 온도와 압력을 가한 뒤 탄소와 결합시켜 만들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환경오염물질이 배출된다.
반면 LNG는 급유를 위한 인프라(기반시설)가 각국 항만에 잘 갖춰져 있고 가격도 초저유황유(VLSFO) 연료보다 낮아지면서 LNG 연료 추진선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본보 2024년 7월 18일 참고 차세대 컨테이너선 발주, LNG 연료 선택 비중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