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중국 전자 설비 기업과 손잡고 고전압 변압기를 도입, 베트남 생산라인의 전력 품질을 개선한다. 낮은 전압의 현지 전력망 구조로 인한 한계를 극복하고, 생산 효율을 끌어올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인시단전기(英施丹电器, 이하 인시단)'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인시단으로부터 220볼트(V)급 전압을 산업용 기준인 380V로 변환하는 변압기를 공급받아 베트남 공장에 설치한다.
삼성전자가 인시단과 협력하는 것은 베트남의 전력 인프라 구조 때문이다. 현지 전력망은 주로 가정용 기준인 220V로 구성돼 있어 스마트폰·가전·디스플레이 등의 생산을 위한 대형 산업설비 운영에는 한계가 따른다. 삼성전자는 이를 극복하고 안정적인 제조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고성능 변압기 공급처를 물색해 왔다.
삼성전자는 여러 테스트와 검증을 거쳐 인시단을 공급사로 낙점했다. 인시단 제품은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고효율 설계와 극한 환경에서 안정적인 작동을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제 인증을 다수 획득해 글로벌 수준의 품질 기준도 충족한다.
베트남 내 삼성전자 사업장 중 어떤 곳에 인시단의 변압기가 설치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에 △호찌민 가전복합단지(SEHC) △박닌 생산법인(SEV) △타이응우옌 생산법인(SEVT)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법인(SDV) 등 총 4개의 법인을 두고 있다. 하노이에 연구개발(R&D) 센터(SRV)도 운영 중이다.
베트남은 명실상부 삼성전자의 글로벌 주요 생산 거점으로 자리매김했다. 1995년 호찌민에서 TV 생산을 시작한 후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네트워크 장비 등으로 생산 품목을 늘려왔다. 특히 스마트폰은 전체 생산량의 절반 수준인 연간 1억5000만 대 가량을 베트남 생산기지에서 제조한다. 누적 투자액은 232억 달러, 고용 인력은 약 9만 명에 이른다.
1993년 설립된 인시단은 상하이에 본사를 둔 전기 설비 제조사다. 변압기, 절연변압기, 전력 안정기, 전압 조정기 등 다양한 전력 솔루션을 주력으로 한다. 중국 내 주요 B2B(기업 간 거래) 플랫폼을 통해 제품을 유통 중이며, 고효율·저손실 설계를 기반으로 한 산업용 전력장비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