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호주 조선·방산업체 오스탈(Austal)의 창립자 존 로스웰이 38년 만에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한화그룹의 지분 매입 제안을 거부했던 상징적 인물이 퇴임, 한화가 추진 중인 오스탈 인수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오스탈은 1일(현지시간) 로스웰 창립자가 올해 초 선임된 리처드 스펜서 회장에게 직무를 인계한 뒤 비상임 이사직에서 사임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회사와 이사회에 자문 역할은 계속 수행할 예정이다.
로스웰 창립자의 이사회 퇴임이 한화의 오스탈 인수 추진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전망이다. 기존 협상 과정에서 갈등을 빚었던 로스웰 창립자가 이사회에서 완전히 물러나면서 내부 보수적 기류가 완화되고, 대주주로 자리 잡은 한화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창립자 중심의 이사회 구조는 오스탈 인수전에서 주요 장애물 중 하나로 꼽혀왔다. 오스탈 경영진은 지난해 한화의 공개 인수 제안을 단호히 거부했고, 대주주임에도 불구하고 한화의 이사회 진입을 제한했다. 하지만 로스웰 퇴임으로 반대 세력이 약화될 것으로 관측, 한화가 직접 지분 확보와 정부 승인 절차 등을 통해 존재감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의 오스탈 인수 시도는 여러 차례 우여곡절을 겪었다. 한화는 작년 약 10억 호주달러 규모의 공개 인수 제안을 했으나, 오스탈 측이 실사 요청을 거부하면서 협상이 무산됐다. 올해 들어 전략을 수정해 지난 3월 장외거래로 오스탈 보통주 9.9%를 직접 확보했고, 같은 규모의 총수익스와프(TRS) 계약도 체결하며 경제적 이해관계를 넓혔다. 동시에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에 19.9%까지 지분 확대 승인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규제 장벽도 상당 부분 완화됐다. 지난 6월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한화가 오스탈 지분을 최대 100%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오스탈이 미 해군의 핵심 조선 파트너라는 점에서 국가 안보 우려가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지만, 이번 결정으로 미국 정부의 부담이 해소되면서 한화의 인수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다.
로스웰 창립자는 지난 1987년 오스탈 설립 후 작년 6월까지 회사를 총괄해왔다. 현재 오스탈 지분 9.04%를 보유, 한화에 이어 2대 주주다.

























